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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type="text">blog.manalith.org</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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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몽고DB에서의 for each..in 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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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2-05-19T23:10:02+09:00</published>
      <updated>2012-05-19T23:22:48+09:00</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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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tent type="html">&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p&gt;* 자바스크립트 1.6에는 for each...in 구문이 포함되어 있음&lt;br /&gt;* V8은 자바스크립트 1.6을 무시한 반면 SpiderMonkey(모질라 엔진)는 자바스크립트 1.6을 포함함&lt;br /&gt;* Node.js는 V8, 몽고DB는 SpiderMonkey를 사용&lt;br /&gt;그래서 몽고DB에서는 이 구문이 되지 않을까 해서 테스트 :&lt;br /&gt;&lt;br /&gt;$ mongo&lt;br /&gt;MongoDB shell version: 2.0.5&lt;br /&gt;connecting to: test&lt;br /&gt;&amp;gt; var arr = [1,2,3];&lt;br /&gt;&amp;gt; for each(var a in arr) print(a);&lt;br /&gt;1&lt;br /&gt;2&lt;br /&gt;3&lt;br /&gt;&amp;gt; var x = 0;&lt;br /&gt;&amp;gt; for each(var a in arr) x+=a;&lt;br /&gt;&amp;gt; x;&lt;br /&gt;6&lt;br /&gt;&lt;br /&gt;잘 되네.&lt;br /&gt;&lt;br /&gt;참고 :&lt;br /&gt;&lt;a target=&quot;_self&quot; href=&quot;https://developer.mozilla.org/en/JavaScript/Reference/Statements/for_each...in&quot;&gt;https://developer.mozilla.org/en/JavaScript/Reference/Statements/for_each...in&lt;/a&gt;&lt;br /&gt;&lt;/p&gt;&lt;/div&gt;</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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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분투 11.10 에서 느끼는 불만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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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2-01-26T08:49:31+09:00</published>
      <updated>2012-01-26T09:41:20+09:00</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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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tent type="html">&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p&gt;내가 업무 영역까지 리눅스로 완전히 스위칭한 지 벌써 반년 가량이 되었다. 그간 여러 가지 고충이 있었지만, 우분투 11.10의 불안정성이 상당 부분 해소된 현 시점에서 아직까지 남아 있는 불만들을 다시 정리해볼까 한다. 사실 이들 가운데 대다수는 런치패드 등에 이미 언급되고 있고, 그럼에도 내가 가진 프로그래밍 역량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 때문에 이미 (여기에 언급되지 않은, 최근에야 해결된 수많은 버그들까지) 장시간 불편을 감수하고 사용해 온 나로서는 이런 부분들이 빠른 시일 내에 수정되거나 다른 대안이 찾아지지 않는다면 조만간 윈도나 맥으로 다시 스위칭할 가능성이 크다.&lt;br /&gt;&lt;br /&gt;&lt;/p&gt;&lt;h3 id=&quot;h1327536102152&quot;&gt;내 사양&lt;/h3&gt;&lt;p&gt;Model : Lenovo Thinkpad X220-RS8&lt;br /&gt;CPU : Intel i5-2520 (Sandybridge)&lt;br /&gt;RAM : DDR3 8GB&lt;br /&gt;VGA : Intel HD3000&lt;br /&gt;HDD : Samsung 830 Series 256G&lt;br /&gt;OS : Ubuntu 11.10 (Kernel-ppa 커널 3.1.4 및 2012/01/26 업데이트)&lt;br /&gt;&lt;br /&gt;Model : Lenovo Thinkpad Edge E320&lt;br /&gt;CPU : Intel i5-2420 (Sandybridge)&lt;br /&gt;RAM : DDR3 8GB&lt;br /&gt;VGA : Intel HD3000 + Radeon (Hybrid Graphics)&lt;br /&gt;OS : Ubuntu 12.04 (Unstable / Kernel 3.2.0-6)&lt;br /&gt;&lt;/p&gt;&lt;h3 id=&quot;h1327536078431&quot;&gt;불만 요소들&lt;/h3&gt;&lt;h4 id=&quot;h1327535950312&quot;&gt;우분투&lt;/h4&gt;&lt;p&gt;1. 절전 모드(Suspend) 상태에서 배터리 부족할 때 최대 절전 모드(Hibernate)로 전환되지 않고 바로 꺼짐&lt;br /&gt;2. 유니티 3D의 경우 유니티 런처에서 한글 입력 불가&lt;br /&gt;3. 유니티 런처에서 특정 어플리케이션을 찾기가 너무 어려움&lt;br /&gt;-&amp;gt; 런처 실행 -&amp;gt; 다른 것들 -&amp;gt; 결과 거르기 -&amp;gt; 유형 선택 -&amp;gt; 결과 더 보기... 아, 정말 바보같다&lt;br /&gt;4. 유니티 런처에서 alt+f2 로 명령 실행시 버그&lt;br /&gt;-&amp;gt; 기존에 &quot;eclipse&quot;를 한번 실행한 적이 있을 경우, &quot;ec&quot;를 입력 후 엔터를 치면 &quot;eclipse&quot;가 실행. 정상적인 실행을 위해서는 목록에서 찾아 클릭하거나 목록에 나오지 않으면 터미널에서 실행 필요&lt;br /&gt;5. 와이맥스 미지원&lt;br /&gt;linux-wimax에서 배포되는 드라이버를 설치하면 와이맥스 동작이 가능하지만 Network-Manager에서 정상 지원하지 않음. 설상가상으로 linuxwimax.org 는 작년 중반 사망한 뒤로 lists.linuxwimax.org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lt;br /&gt;6. 일부 Gtk 어플리케이션에서 정상적인 한글 입력 불가능&lt;br /&gt;-&amp;gt; 한글 단어 입력 후 스페이스바 혹은 엔터 기입시 글자의 위치가 바뀜&lt;br /&gt;7. 한글 IM인 나비가 유니티 인터페이스의 인디케이터로 등록되지 않아 별도 창으로 뜨는 현상&lt;br /&gt;8. 듀얼 모니터 환경에서 발생하는 각종 버그들&lt;br /&gt;-&amp;gt; 모니터 1의 해상도가 2보다 작을 경우 1의 공간 아래에 접근할 수 없는 빈 공간이 생김. 아이콘 정렬시 해당 위치로 아이콘이 흘러들어감&lt;br /&gt;-&amp;gt; 모니터 2에서 인디케이터 클릭시 인디케이터 메뉴와 현재 열려 있는 윈도우의 메뉴가 서로 충돌&lt;br /&gt;-&amp;gt; 크로미움의 경우 듀얼모니터 환경에서 타이틀바가 2중으로 생김&lt;br /&gt;9. 한/영 키를 누르면 순간적으로 alt키가 눌리는 현상&lt;br /&gt;-&amp;gt; 타이핑중 빠르게 한/영 전환시 메뉴가 실행되어 엉뚱한 동작을 하게 됨&lt;br /&gt;-&amp;gt; .Xmodmap 에 한/영키를 등록하는 일은 효과가 없었다.&lt;br /&gt;10. Wifi 인디케이터에서 AP 목록을 수동으로 새로고침 할 수 없음&lt;br /&gt;-&amp;gt; 와이브로 에그 등으로 새로 발생한 AP의 경우 가끔 수초를 기다리거나 일부러 엉뚱한 AP에 연결을 시도하여 갱신을 유도해야만 원하는 AP가 목록에 표시됨&lt;br /&gt;&lt;/p&gt;&lt;h4 id=&quot;h1327535955324&quot;&gt;커널&lt;/h4&gt;&lt;p&gt;1. 샌디브리지+라데온 조합 하이브리드 그래픽스 구성에서 어느 GPU로도 가속 불가&lt;br /&gt;-&amp;gt; 추가 드라이버 검색시 Radeon으로 잡히나 드라이버 설치되지 않음, Unity 3D 사용 불가&lt;br /&gt;2. 커널 3.1 이하에서는 인텔 core i시리즈의 내장 그래픽에서 외장 모니터 연결시 화면이 검게 변하며 조작 불가능해지는 현상&lt;br /&gt;-&amp;gt; 1세대 코어 i5였던 x201과 샌디브리지인 현 x220에서 모두 경험&lt;br /&gt;-&amp;gt; 현재 11.10의 기본 커널은 3.0.x대,&amp;nbsp;3.1.x대는 Kernel-ppa에서 제공됨에도 불구하고 11.10에서 권장되는 커널 버전이 아님)&lt;br /&gt;3. intel 6xxx 계열 랜카드에서 저감도 현상&lt;br /&gt;-&amp;gt; 윈도우 드라이버에서는 문제 없이 접속이 되는 상황에서도 우분투에서는 접속이 불가&lt;br /&gt;-&amp;gt; 접속이 불가한 상황에서 ifconfig wlan0 tx off / on을 해주면 접속이 되는 현상 (E320의 리얼텍 카드에서도 종종 발생)&lt;br /&gt;&lt;/p&gt;&lt;h4 id=&quot;h1327535960328&quot;&gt;그놈3&lt;/h4&gt;&lt;p&gt;1. 노틸러스에서 단축키를 쓰지 않고 주소표시줄을 표시할 방법이 없음, 표시 유형은 메뉴 혹은 단축키로만 변경 가능&lt;br /&gt;-&amp;gt; 가끔 주소 복사, 직접 입력 등에 불편&lt;br /&gt;2. Ubuntu-tweak을 사용해야 GTK 테마, 아이콘 테마 등의 세부 설정이 가능&lt;br /&gt;-&amp;gt; 그밖에도 그놈 제어판에서 기존에 가능하던 것들이 그놈 트윅이나 우분투 트윅을 거쳐야만 하도록 &amp;nbsp;엄청나게 멍청해졌는데 세부적인 내용이 다 기억나진 않는다.&lt;br /&gt;3. 제어판의 디스플레이 설정에 기능 부족&lt;br /&gt;-&amp;gt; 유니티 런처 등이 표시될 기본 모니터를 설정할 수 없음&lt;br /&gt;-&amp;gt; 랩탑에 외부 모니터 연결시 랩탑의 모니터만 끈다든지 하는 동작이 불가능&lt;br /&gt;&lt;/p&gt;&lt;h4 id=&quot;h1327535968977&quot;&gt;기타&lt;/h4&gt;&lt;p&gt;1. 가상머신에서 Ctrl+C, Ctrl+V로 호스트 머신으로 파일 복사 불가능&lt;br /&gt;-&amp;gt; VirtualBox에서는 지원 예정, VMWare는 글을 쓰는 현재 커널 3.1에서 설치되지 않음 (유저 패치로 기존에 설치된 것을 패치할 수는 있음)&lt;br /&gt;&lt;/p&gt;&lt;h3 id=&quot;h1327535974127&quot;&gt;그밖에&lt;/h3&gt;&lt;p&gt;-&amp;gt; 매우 드물지만 윈도우 7 환경보다는 높은 확율로 커널 에러를 뿜는데, 이것은 필자가 권장되지 않는 커널 3.1.x를 깔아서 발생하는 문제일수도 있으므로 여기 포함시키지는 않는다.&lt;br /&gt;-&amp;gt; 심플을 극히 좋아하는 나지만 그놈 3는 이거 원, 내가 필요한 것만 다 빼버렸잖아!&lt;br /&gt;-&amp;gt; &apos;그놈 난민&apos;들의 피난처라는 XFce를 쓰기 위해 Xubuntu를 설치했으나 외장 모니터 연결시 자동으로 확장되지 않는 것을 보고 깨끗하게 포기. Thunar도 생각만큼 만족스럽지 않았다.&lt;br /&gt;-&amp;gt; 우분투 11.04에서 기본 탑재된 밴시가 12.04에서ᅟ는 다시 리듬박스로 변경. 밴시를 깔아 쓰는 거야 일도 아니지만 캐노니컬의 가이드를 따르고 싶은 사람은 두 번 스위칭을 하라는 건데, 좋아 할 사람이 있을까?&lt;br /&gt;-&amp;gt; 내 X220은 Ubuntu Certified Hardware List에 자랑스럽게 올라가 있는 하드웨어다. 10.10으로 등록이 되어 있던데, 외장 모니터 연결시 화면 안 뜨는 현상은 어쩌고? 이런 식이니 도무지 믿을 바가 못 된다.&lt;br /&gt;-&amp;gt; 지금처럼 마구잡이식 지원 하드웨어 확장을 하지 말고 인텔 하드웨어만 공식 지원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하나씩 해나가는 건 어떨까? 적어도 하드웨어 문제에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 보이는 우분투.&lt;br /&gt;-&amp;gt; 한때 System76, Linux Certified, ThinkLinux 등의 랩탑이 갖고 싶었지만, 내가 겪어본 바 하드웨어 드라이버 관련한 여러 문제들은 이들 영세 제조사 레벨에서 해결 가능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신 하드웨어를 자랑스럽게 팔고 있는 업체들. 이제 나는 겁이 나서 사고 싶지가 않다.&lt;br /&gt;-&amp;gt; System76이든 뭐든 캐노니컬이 인수해서 끝내주는 사용자 경험을 하나 정도는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것이 오래된 바램이다. 아니면 다른 업체와 &apos;매우 긴밀하게 협업&apos;이라도 해보던가. 델의 우분투 랩탑은 지금은 넷북 말고는 팔지도 않더만. 그나마 추후 업그레이드시 호환성 보장 등이 이루어지는 것 같지도 않고.&lt;br /&gt;-&amp;gt; 샌디브리지 관련 문제는 조만간 다 해결이 되긴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때 쯤이면 아이비 브릿지 랩탑을 갖고 씨름하고 있겠지.&lt;/p&gt;&lt;/div&gt;</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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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스티브 잡스 - 윌터 아이작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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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2-01-22T12:35:31+09:00</published>
      <updated>2012-01-22T12:35:31+09:00</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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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tent type="html">&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p&gt;이 책은 외줄 타기를 하는 것 같다. 때로 거의 미치광이처럼 보이는 잡스의 성품과 (심지어 행위에 &apos;역겨운&apos;이란 수식어가 붙기도 하는)결점들, 그리고 그가 일구어 낸 화려한 성공과 삶을 위태롭게 오간다. 그를 그저 원래 있던 것을 좀더 잘 다듬을 줄 아는 사업가 정도로 보는 사람들에게는 얼굴이 찌푸려지게 하는 내용 뿐이며, 반면 그를 독창적인 제품들을 창조해 낸 위대한 예술가로 보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매력적인 성품들이 그의 &apos;작품&apos;들을 완성하는 데 있어 필수 불가결한 것들로 보일 것이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스티브 잡스에게 심한 동질감을 느끼곤 했는데, 그건 그의 성격이 여러 측면에서, 심지어 집에 가구를 거의 두지 않는 것 조차 나와 놀랄 정도로 닮아 있었기 때문이고, 반면에 그가 자기 주장을 일관되게 밀어붙일 수 있었던 용기와 젊은 나이에 이룩한 부에 대해서는 열등감을 느끼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나는 주로 남들과 유별나게 다른 나의 성격이나 주장을 일단 타인에게 맞추고 본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얻은 교훈이 있다면 나와 다른 이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굳이 나를 무리에 맞추어 잘라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 말은 선대의 수많은 사람들이 한 식상한 주장을 재삼 반복하는 것이지만, 나와 한 시대를 살았고 지금 내가 쓰는 물건들이 이러한 형태로 완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의 메시지는 더없이 강력하게 들린다. (이것은 살면서 가까운 곳에서 롤 모델을 찾아야만 할 이유이기도 하다.)&lt;br /&gt;&lt;br /&gt;최종 사용자를 위한 제품을 만드는 사람, 회사의 가치와 팀웍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 시중에 널려 있는 제품들이 왜 이다지도 쓰레기같은지(물론, &apos;반면에 왜 애플 제품들은 좀 다른지&apos;에도 동의한다면) 궁금한 사람들도 이 책을 보면 여러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지 그 이유만으로 보기에는 잡스의 개인사가 많은 책이다. 당연하게도, 이 책은 스티브 잡스의 전기이니까.&lt;br /&gt;&lt;/p&gt;&lt;/div&gt;</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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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 term="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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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의 제품이란 나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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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2-01-11T19:36:56+09:00</published>
      <updated>2012-01-11T19:36:56+09:00</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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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mmx900</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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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tent type="html">&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p&gt;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읽고 있다. 책 전반에는 잡스의 별난 성격과 성장 배경 등 IT 호사가라면 좋아라 할 여러가지 이야깃거리가 넘쳐나는데, 특히 맥, 아이팟, 아이폰과 같은 뛰어난 제품들의 탄생 배경도 눈에 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은 첫 번째 매킨토시의 탄생과 관련된 내용으로, 잡스의 디자인에 대한 철학, 사용성에 대한 관점, 팀원들의 동기를 유발하는 방식이 빠짐없이 나타나 있다. 내가 이 부분을 주의깊게 읽었던 것은 아마도 최근에 내가 회사 생활을 하면서 겪고 있는 심각한 의욕 부진으로 여러 가지 고민이 쌓인 까닭이리라.&lt;br /&gt;&lt;br /&gt;현재 내가 근무하는 곳은 기업에 납품되는 솔루션을 제작하는 업체인데, 백날 하청을 받아 고객의 요구대로 만들어주던 웹 에이전시 생활에 비하면야 내(회사의) 제품을 만드는 일이므로 훨씬 낫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의욕이 떨어지는 것은 첫째 애당초 내가 기획하고 설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요, 둘째 제품 자체의 쓰임이 내 관심사가 아니고, 셋째 여전히 고객의 의견이 (회사 입장이 아닌 제품 관점에서는) 필요 이상으로 크게 반영되는 까닭이다. 이중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제품이 최종 사용자 대상이 아닌 기업 대상이라는 점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lt;br /&gt;&lt;br /&gt;매킨토시 이야기로 잠깐 돌아가보자. 여기서 잡스는 - 오만과 독선, 괴짜에 대한 이야기들을 무시하자면 - 구현해야 할 목표를 설정하는 &apos;감독&apos;의 역할을 한다(&apos;감독 대 위원회:애플과 구글&apos;에서 이 비유는 참 잘 지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감독이 가장 분명하게 인지하는 것은 목표로서 완성된 제품의 명쾌한 그림 혹은 그것이 충족시켜야 할 시장이 아니라 구현되어야 할 가치들이라는 데서 다른 감독들과 구분된다. 서로 다른 기술과 관심사를 가졌던 팀원들은 이 가치들을 실현할 수 있는 여러 아이디어를 보태 제품을 만들어나간다. 감독은 자신의 가치를 팀원 모두가 자신의 가치로 생각할 수 있게끔 독려한다. 이렇게 완성된 제품을 팀원들이 온전히 자신의 예술품으로 느끼는 것은 결국 자신이 동의하는 가치가 반영되었기 때문으로 단지 자신의 사인이 들어갔다거나 강요된 장인정신으로 인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리라 여겨진다.&lt;br /&gt;&lt;br /&gt;사실 하는 일에 대한 열정을 불러 일으키는 방법은 상당히 다양하다. 그중 내가 가장 많이 취해왔던 방법은 기술 자체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방법이었는데, 이 방법은 내 타고난 천성으로 인해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반면, 그 기술만을 연구하는 것이 아닌 현재와 같이 제품을 만드는 상황에서라면, 내가 관심을 쏟는 기술은 단지 도구나 부속품으로서 제품의 극히 일부분이거나 심지어 제외될 수도 있는 것이므로 한계가 분명하다 하겠다. 한편 다른 방법으론 금전적 이득을 생각하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행복을 추구하는 일상과 재물을 추구하는 일을 분리해서 살아가는 이분법적 삶은 나의 DNA에는 전혀 맞지 않는다. 그러니 일에서 재미를 찾아야 하고, 그럼에도 모든 기술에 흥미를 부여할 수는 없는 까닭에 일의 방법(기술)에서 흥미를 얻을 수 없다면, 다른 방법이라곤 일 그 자체를 나의 것으로 만드는 일이 유일하다고 생각된다.&lt;br /&gt;&lt;br /&gt;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일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할까? 팀과 같은 목표를 가지고, 같은 가치를 실현해나가는 것이다. 일이니 회사니 하는 것들을 떠나 내가 나날이 나의 가치를 실현해나갈 수 있다면 그것은 정말 멋진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소통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자기 세뇌로 해결할 부분이 아니다. 요컨대 내가 회사의 목표에 동의한 만큼 나도 나의 가치를 목표에 충분히 투영할 수 있어야 하고, 이것이 안 되어 끝내 남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업으로 삼게 된다면 설령 기획과 설계를 모조리 내가 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끝내 나의 것으로 여겨지지는 않을 것이다.&lt;br /&gt;&lt;/p&gt;&lt;/div&gt;</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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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fiddler를 이용한 파일 덮어쓰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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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1-11-14T10:57:18+09:00</published>
      <updated>2011-11-14T11:01:40+09:00</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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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tent type="html">&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p&gt;&lt;br /&gt;개발 환경이 없는 웹 어플리케이션을 테스트할 때(물론 이건 좋지 않지만),&lt;br /&gt;특정 자바스크립트를 수정하기 위해 반드시 서버의 파일을 바꾸고 F5를 눌러댈 필요가 없다.&lt;br /&gt;Fiddler를 이용하면 자바스크립트의 내용을 통째로 갈아치울 수 있다.&lt;br /&gt;Fiddler 실행 후 메뉴의 Rules - Customize Rules 실행 후 onBeforeResponse 메서드 안에 다음을 넣어준다.&lt;/p&gt;&lt;pre class=&quot;brush: jscript;&quot;&gt;if (oSession.host == &quot;www.manalith.org&quot; &amp;amp;&amp;amp; oSession.uriContains(&quot;serverscript.js&quot;)){
            if (oSession.responseCode == 304) oSession.responseCode = 200;
            oSession.utilDecodeResponse();
            var reader:StreamReader = File.OpenText(&quot;C:\\Users\\setzer\\Desktop\\myscript.js&quot;);
            oSession.utilSetResponseBody(reader.ReadToEnd());
            reader.Close();
        }&lt;/pre&gt;&lt;p&gt;&lt;br /&gt;그리고 최상단에 import System.IO 도 추가해 준다.&lt;/p&gt;&lt;p&gt;참고 :&amp;nbsp;&lt;br /&gt;&lt;a href=&quot;http://www.fiddlertool.com/fiddler/Dev/ScriptSamples.asp&quot; target=&quot;_blank&quot;&gt;http://www.fiddlertool.com/fiddler/Dev/ScriptSamples.asp&lt;/a&gt;&lt;br /&gt;&lt;a href=&quot;http://www.devarticles.com/c/a/ASP.NET/Building-a-Counter-Using-JScript.Net/2/&quot; target=&quot;_blank&quot;&gt;http://www.devarticles.com/c/a/ASP.NET/Building-a-Counter-Using-JScript.Net/2/&lt;/a&gt;&lt;/p&gt;&lt;/div&gt;</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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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용성과 자유는 양립할 수 없는 것일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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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1-11-14T08:43:43+09:00</published>
      <updated>2011-11-14T08:53:01+09:00</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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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tent type="html">&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p&gt;아이폰을 쓰는 사람들이 UI의 일관성과 아름다움을 자랑하면,&amp;nbsp;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은 애플의 폐쇄성을 비난하곤 한다.&amp;nbsp;그런데 난 그게 항상 의문이었다. UI의 일관성과 아름다움, 다시 말해 뛰어난 사용성이란 반드시 폐쇄적인 환경에서만 나오는가. 또 사용자의 행동을 제약하지 않는 자유로운 환경 하에서 뛰어난 사용자 경험을 주기란 불가능한가. 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lt;br /&gt;&lt;br /&gt;예를들어 애플 앱스토어에 애플의 UI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는 앱이 올라온다고 해보자. 어지간해선 사용자가 편안함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다. 매번 UI를 싹 뜯어고쳐서 출시되는 맥용 MS 오피스를 보라. 그렇다면 왜 안드로이드는 왜 그렇지 않은가? &lt;a href=&quot;http://www.technologyreview.com/blog/mimssbits/26647/&quot; target=&quot;_blank&quot;&gt;가이드라인도, 라이브러리도 형편없기 때문&lt;/a&gt;이다. 현재는 지메일과 구글 리더를 매일같이 사용하는 내 경험으론, 구글에서 직접 만든 프로그램들조차 일관성이나 편의성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구글이 방향을 잘 잡아서 해결해야 할 문제인데, 이걸 개방성의 탓으로 돌리는 건 옳지 못하다.&lt;br /&gt;&lt;br /&gt;런처도 그렇고, 애플은 왜 허용하지 않는 것이 그리도 많은가?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엉망인 프로그램의 경험이 iOS에 대한 인상으로 남는 것이 애플로선 너무나 싫을 것이다. 그것은 사업상 올바른 선택 같지만, 반드시 모든 회사가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apos;우리가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니&apos;라는 말은 이미 거의 모든 회사에서 너무나 익숙하게 반복하는 말이 아닌가? 또 사람들은 윈도우가 형편없다고 하지만 기본 테마를 갈아엎는 StyleXP같은 프로그램을 쓰면서 시스템이 불안정해진다고 MS를 비난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있어도 바보 취급 당한다. 결국 써드파티나 확장의 허용이 사용자 경험으로까지 이어지는가는 하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같은 경우, OS에 대한 FUD가 너무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기 때문에(또 어느 정도 사실인 수준 이하의 단말기들이 여전히 팔려나가는 까닭에) 구글과 하등 상관없는 Hello World 수준 프로그램의 오류조차 구글이 비난을 당한다. 이런 인식이 이어지는 한 구글은 당분간은 폐쇄성을 향해 나아갈 수 밖에 없다고 보지만, iOS 수준의 OS까지 그럴 필요는 없을 것이다.&lt;br /&gt;&lt;br /&gt;&amp;nbsp;&lt;/p&gt;&lt;/div&gt;</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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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피로하지 않은 스마트폰의 기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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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1-11-13T23:30:19+09:00</published>
      <updated>2011-11-14T07:49:59+09:00</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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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mmx900</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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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tent type="html">&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p&gt;1. 배터리에 신경쓰지 않아야 한다. 이건, 정말로 신경쓰지 않으면 됩니다. 아이폰을 쓰면서 배터리를 갈거나 GPS를 열심히 켜고 끈 기억이 없습니다. 무조건 오래가는 폰을 사서 기능 켜고 끄는 일 없이 배터리 교체 없이 쓰세요. 하지만 여전히 두 가지 제약이 존재합니다.&lt;/p&gt;&lt;p&gt;&lt;br /&gt;1) 모바일 게임을 좋아한다면 보조 배터리는 필요합니다.&lt;br /&gt;2) 도심 이동중에 사용한다면 Wi-Fi 기능은 끄고 켜길 반복해야 합니다. 수많은 AP중에 접속은 안 되나 열려 있고 기존에 접속했던 SSID와 같은 이름의 AP가 너무 많아서, 접속을 시도하느라 아무 것도 못할 수가 있어요.&lt;/p&gt;&lt;p&gt;&lt;br /&gt;2. 망은 잘 터져야 한다&lt;br /&gt;LGU 3G는 어지간하면 쓰지 마세요. 3G도 뻥뻥 터지는 수준은 절대로 아닙니다만 LGU 3G는 괜히 &apos;헬&apos;이란 말이 나오는 게 아닙니다. 우습게도 폰이 빠를수록 느껴지는 갑갑함은 더합니다. 프로그램은 뻥뻥 뜨는데 인터넷은 한참 걸리거든요.&lt;/p&gt;&lt;p&gt;&lt;br /&gt;이런 것들은 스마트폰의 활용에도 심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이를테면, 저는 옵큐1-2를 쓰는 동안 잘 쓰던 카카오톡을 해지하고 네이트온톡도 거의 쓰지 않습니다. 안부 문자를 보냈더니 수십시간 전에 온 문자를 그제야 받아오는 황당한 사태를 몇번 겪고 난 이후입니다. 또 길에서 목적지를 찾으려다가 지도가 안 떠서 포기한 적도 상당수입니다. 마켓도 대폭 업그레이드 되고 나서부터는 좀처럼 접속이 안 됩니다. 이래서야 스마트폰의 가능성 중 상당수를 쓰지 못하게 되는 일이 생깁니다.&lt;/p&gt;&lt;p&gt;&lt;br /&gt;LTE나 와이브로 되는 폰을 쓰세요. 그도 안 되면 최소한 WCDMA라도 쓰세요.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LGU 리비전 A/B 형제들보단 백번 낫습니다. 귀찮음을 감수할 수 있다면 에그도 좋은 선택이겠지만, 여기서는 &apos;피로&apos;에 포함하여 제외합니다.&lt;/p&gt;&lt;p&gt;&lt;br /&gt;3. 호환 프로그램은 많아야 한다&lt;br /&gt;아이폰, 넥서스원, 갤럭시S 같은 폰들이 좋습니다. 각각 그냥 깡패, 레퍼런스 깡패, 사용자가 많아서 깡패라고 할 수 있겠네요. 무슨 얘기냐 하면 마켓에서 프로그램을 받아서 깔았는데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이게 도대체 무슨 문제일까, 오래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입니다.&lt;/p&gt;&lt;p&gt;&lt;br /&gt;애플 앱스토어는 당연히 아이폰을 대상으로 하므로 잘 돌지 않으면 프로그램 똑바로 만들라고 한줄 써주면 그만입니다. 넥서스 시리즈는 레퍼런스 폰이므로 비슷한 위상을 가지고 있으나, 실제로 갤럭시 S 사용자의 수가 엄청나므로 둘을 동급으로 칩니다. 그외 다른 폰을 쓰게 되면, 이게 내 폰이 기준 해상도에서 벗어나서 그러나, 쿼티가 있어서 그런가, 그냥 지원이 안 되는 폰인가, 혹시 다른 버전이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런저런 고민하느라 머리가 하얗게 셉니다. 많이 쓰는 폰은 거의 항상 진리입니다.&lt;/p&gt;&lt;p&gt;&lt;br /&gt;4. 표준에 가까워야 한다&lt;br /&gt;스마트폰 좋다는 게 뭡니까? 특히 안드로이드 같은 경우 폰의 기본 요소들까지도 자유경쟁 하에서 다양하게 발전해 온 여러 프로그램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표준이 아닌 폰을 사용하면 이렇게 바꿀 수 있는 기능에 제한이 생깁니다.&lt;/p&gt;&lt;p&gt;&lt;br /&gt;대표적인 것이 SMS입니다. LGU와 SKT의 다수 휴대폰들은 이른바 &apos;통메&apos;를 탑재했을 뿐 아니라 비표준 규격을 고수하여 GoSMS같은 다른 프로그램으로 변경할 수가 없습니다. 대개 기본 프로그램들은 최고의 안정성을 제외하면 그다지 봐줄 것이 없는 데다가 업그레이드도 보장이 되지 않습니다(개선은 대개 다음에 출시되는 폰에만 반영됩니다). 설령 OS가 업그레이드 된다고 해도 이들 문자 프로그램만 여전히 구버전으로 남습니다. 대표적 사례가 옵티머스Q입니다.&lt;/p&gt;&lt;p&gt;&lt;br /&gt;SW 외에 HW적 표준도 있습니다. 바로 연결 단자입니다. 20핀보다는 마이크로USB를 장착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케이블 하나라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3.5파이 단자도 이에 속하지만 다행히 요새는 시장에서 이 단자가 없는 제품을 거의 찾을 수 없습니다.&lt;/p&gt;&lt;p&gt;&lt;br /&gt;5. 사진을 찍겠다면, 이면조사식 센서를 써야 한다&lt;br /&gt;아마 컴팩트 디카를 꾸준히 사용해 온 분들이라면 아실 겁니다. 실내, 특히 카페나 바의 어둑어둑한 불빛, 가로등 아래 환경이라면 어지간한 컴팩트 카메라에서는 엄청난 노이즈를 감수해야 하고, 대다수 폰에서는 사진 촬영을 포기해야 합니다. 이런 약점을 혁명적으로 극복한 것이 이면조사식(BSI) 센서입니다. 얼마전까지는 아이폰 4와 엑스페리아 아크 정도였지만 근래에는 몇몇 LTE 폰들도 가세하여 저변을 넓히고 있습니다. 다만 촬영 가능성보다 화질을 우선시한다면 컴팩트 카메라에서조차 BSI 센서의 주광 화질이 문제시 된 적이 있는 만큼 신중히 비교한 다음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플래시를 사용하겠다면 플래시 장착 여부도 확인해야 합니다.&lt;/p&gt;&lt;p&gt;&lt;br /&gt;6. 음악을 듣겠다면, 화이트 노이즈가 없어야 한다&lt;br /&gt;익스프레스 뮤직, 옵티머스 2X, 갤럭시 S1정도가 음질에 있어서 좋은 평가를 듣습니다만, 사실 일반인은 그 차이를 알기 어렵습니다. 문제는 막귀로도 음악 감상에 심대한 지장을 주는 수준 이하의 폰들이 시중에 있다는 겁니다. 제가 사용하던 옵티머스Q는 화노를 넘어서 전자음이 들리는 바람에 수리를 받아야 했는데, 사용자 모임을 뒤지면 몇몇 불량이 아닌 대부분이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 폰들이 몇 있습니다. 당연히 피해야 합니다.&lt;/p&gt;&lt;p&gt;&lt;br /&gt;7. 사용방법은 동일해야 한다&lt;br /&gt;만약 PC에서 어떤 프로그램들을 쓰는 데 어느 프로그램에서는 복사 키가 Ctrl+C이고 어느 프로그램에서는 Alt+W라면 참 피로할 것입니다. 모바일에서의 UI 일관성이란 단축키가 동일한 서로 다른 프로그램들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iOS를 제외하면 이 부분에선 추천할 만한 솔루션이 없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가급적 동일한 회사의 제품들로 구성하는 게 그나마 나은 길이지만, 모든 회사가 이처럼 UI 일관성에 신경쓰는 것은 아닙니다.&lt;/p&gt;&lt;p&gt;&lt;br /&gt;8. 보험에 가입하고 백업 솔루션을 구축하라&lt;br /&gt;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안타깝게도 재앙은 예상치 못하게 찾아오는 법입니다. 근래의 날렵한 폰들은 너무나 떨어뜨리기 쉽고, 케이스를 씌우기엔 너무 예쁜데다가, 삶이 퍽퍽해질수록 어딘가에 두고 떠나는 일도 많아집니다. 저라면 차라리 보험에 들고 말겠습니다.&lt;/p&gt;&lt;p&gt;&lt;br /&gt;그런데 만일 폰이 파손되거나 분실되었을 때, 보험금으로 새로 사거나 메인보드라도 간다고 생각해 봅시다. 혹은 외장메모리가 갑자기 죽는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동안 깔았던 수많은 프로그램들, 쌓여있는 문자메시지, 자랑스럽게 쌓아 둔 세이브 파일들 생각에 눈앞이 흐려질 겁니다. 이때 백업이 되어 있다면 그냥 복원하면 됩니다. 동일 기종이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lt;/p&gt;&lt;p&gt;&lt;br /&gt;백업 솔루션을 선택할 때 가급적이면 통째로 되는 것을 택하세요. 딱 피쳐폰 수준으로 문자와 연락처만 가물가물 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한번에 되는 것을, 그것도 PC에 연결할 때마다 자동으로 되게끔 해 두세요. 아이튠즈를 사용하는 애플은 애당초 신경 쓸 일이 없고, 안드로이드라면 루팅 유무에 따라 티타늄 백업이나 마이백업 프로를고려할 만 합니다. 그리고 며칠 뒤 백업이 잘 되나 확인해본 후, 백업에 대해서는 PC를 포맷하기 전까진 완전히 잊어 버리세요.&lt;br /&gt;&lt;/p&gt;&lt;/div&gt;</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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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옵티머스 Q2 - 개선에 대한 건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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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1-10-30T16:04:34+09:00</published>
      <updated>2012-01-22T11:28:56+09:00</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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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thor>
         <name>mmx900</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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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tent type="html">&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p&gt;10월 30일에 작성하는 점을 감안해 달라. (추후 SW 업데이트 등으로 개선된 점이 나와 있을 수도 있다.)&lt;br /&gt;&lt;br /&gt;1. 추가적인 &apos;깨우기&apos; 버튼들&lt;br /&gt;옵티머스 Q1을 사용할 때는 휴대폰을 잠자기 상태에서 깨우는 것이 별다른 문제가 아니었다. 일단 홈 버튼이 하드웨어 버튼이었으므로 누르면 곧장 언락 화면을 띄울 수 있었다. 그리고 키보드의 버튼을 눌러도 깨울 수 있었다. 옵티머스 Q2는 이 두 가지 방법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오직 전원 버튼을 누르거나 화면을 펼쳐야만 휴대폰을 깨울 수 있다. Q1과 달리 전원 버튼이 상단으로 올라가 일반적인 손의 위치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전보다 손을 많이 움직이게 되서 불편하다. 또 화면을 펼친 상태에서 화면을 잠그면 키보드 버튼을 눌러서는 깨울 수가 없다.&lt;br /&gt;&lt;br /&gt;해결책 : G키를 추가적인 전원키로 제공한다. 또 키보드를 펼친 채로 화면이 잠기면 키보드의 버튼을 눌러서 다시 켤 수 있도록 지원한다.&lt;br /&gt;&lt;br /&gt;2. 촬영 버튼의 부재&lt;br /&gt;옵티머스 Q1때 유용하게 사용했던 하드웨어 촬영 버튼이 없다. 대신 화면을 클릭해 촬영할 수 있는데 문제는 옵티머스 Q2가 미끄러지기 쉬운 타입이어서 이때 상당히 힘을 주고 쥐어야 하고, 이 때문에 오히려 떨림이 생겨 흔들리는 사진을 얻을 위험이 증가한다.&lt;br /&gt;&lt;br /&gt;해결책 : 촬영시에는 불필요한 볼륨업 버튼을 하드웨어 촬영버튼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한다.&lt;br /&gt;&lt;br /&gt;3. 문자 삭제의 어려움&lt;br /&gt;휴대폰이 잠겨 있는 상태에서 받은 문자를 지우려면 자그마치 여섯 단계를 거쳐야 한다.&lt;br /&gt;1) 락 상태에서 문자 확인&lt;br /&gt;2) 슬라이드로 언락&lt;br /&gt;3) 메시지가 표시된 상태에서 메뉴 버튼 클릭&lt;br /&gt;4) &apos;삭제&apos; 클릭&lt;br /&gt;5) 삭제할 메시지를 (단 한 개 뿐인데도!) 선택&lt;br /&gt;6. 삭제&lt;br /&gt;&lt;br /&gt;지나치게 과정이 많다. 게다가 대화 전체를 삭제하는 방법도 멍청하기 짝이 없다. 대화모드 문자 화면에서 &apos;뒤로&apos;를 눌러 목록으로 돌아간 다음, 지울 문자를 가만히 누르고 있다가 뜨는 창에서 &apos;삭제&apos;를 선택하고 확인하는 문구에도 답해야 한다. &lt;br /&gt;&lt;br /&gt; 해결책 :&lt;br /&gt;1) 해당 문자를 선택하고 있다가 컨텍스트 메뉴를 띄워 삭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lt;br /&gt;2) 대화가 한 개 뿐일 때는 메뉴 - 삭제를 눌렀을 때 삭제 확일을 다시 하지 않는다.&lt;br /&gt;3) 대화모드 내에서 대화 전체를 삭제하는 방법을 제공한다.&lt;br /&gt;&lt;br /&gt;4. 옵티머스 UI의 폐쇄성&lt;br /&gt;Q2에서 제공하는 여러 위젯과 월페이퍼들은 옵티머스 UI가 아니면 사용할 수 없다. 안타깝게도 이 UI는 Q1의 LG홈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을 이루긴 하였으나 기존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스스로 적응하려 할 만큼 매력적이지는 않다. 다른 런처를 설치하는 데 아이폰처럼 제약이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사용자는 널리 쓰이는 고런처와 같은 다른 런처를 사용하려 들 테고, LG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이런 것들을 사용할 수 없다면 폰의 매력이 그만큼 줄어들 뿐이다.&lt;br /&gt;&lt;br /&gt;5. 진저브레드 특유의 끄기 효과(이른바 CRT 효과)&lt;br /&gt;진저브레드에는 화면을 끌 경우 마치 TV나 CRT 모니터처럼 중앙이 십자 모양으로 번쩍 하는 효과가 들어 있었다. 이것은 제품의 감성과 관련된 부분이다. 나라면 해당 기능을 다시 넣겠다. 성능이 문제라면 옵션으로 지원하도록 한다.&lt;br /&gt;&lt;br /&gt;6. 잠금 화면에서 바로가기 기능&lt;br /&gt;HTC와 팬텍 등은 잠금 화면에서 메시지 화면이나 카메라로 바로 들어가는 기능을 제공한다. LG는 Q1때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옆으로 밀던 잠금 해제가 위로 바뀌었을 뿐이다. 왜 LG는 바로가기 기능을 추가하지 않는가?&lt;br /&gt;&lt;br /&gt;&lt;br /&gt;--&lt;br /&gt;고쳐질 거라 별로 기대는 안 하지만. 내가 보기에 지금의 LG에게 건의하는 것은 잉여짓에 가깝다. 인정.&lt;br /&gt;&lt;/p&gt;&lt;/div&gt;</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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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ThinkPad X220에서 발생한 우분투 11.04 버그 두가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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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1-10-14T09:06:07+09:00</published>
      <updated>2011-10-19T08:47:40+09:00</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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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mmx900</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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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tent type="html">&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p&gt;아마 곧 사라질 문제들이지만, 필자처럼 고생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봐 써둔다.&lt;br /&gt;&lt;/p&gt;&lt;h3 id=&quot;h1318550291648&quot;&gt;1. 외부 모니터를 연결하면 X윈도우가 꺼지거나, 멈추거나, 커서만 움직이는 등 오동작하는 문제&lt;/h3&gt;&lt;p&gt;샌디브리지 HD3000의 그래픽 드라이버와 관련이 있는 버그이다.&lt;br /&gt;D-SUB 연결의 경우 11.04를 최신으로 업데이트하면 해결되며,&lt;br /&gt;DP 연결의 경우 커널을 3.x.x대로 업데이트해야 해결되는데 이 버전의 커널은 11.04에는 없는 것이다.&lt;br /&gt;필자는 아래에서 받아 설치했다 :&lt;br /&gt;http://kernel.ubuntu.com/~kernel-ppa/mainline/v3.0.6-oneiric/&lt;br /&gt;&lt;br /&gt;아래는 관련 이슈 중 하나&lt;br /&gt;https://bugs.launchpad.net/ubuntu/+source/xserver-xorg-video-intel/+bug/745112&lt;/p&gt;&lt;h3 id=&quot;h1318550350364&quot;&gt;2. 무선랜이 주기적으로 끊어지는 문제&lt;/h3&gt;&lt;p&gt;인텔 와이파이 카드와 관련이 있는 버그이다.&lt;br /&gt;필자의 경우 별도 설치한 와이맥스 드라이버 문제인줄 알았으나&lt;br /&gt;알고보니 BGN 환경에서 (종종) 연결을 지속하지 못하고 수분 내에 끊어지는 문제였다.&lt;br /&gt;일례로 회사와 집의 공유기에서는 연결 뒤 5분을 버티지 못하고 ping조차 되지 않는 상태가 된다.&lt;br /&gt;(그렇다고 와이파이 아이콘이 꺼지거나 ip가 내려간 것은 아니어서 좀비상태라고 볼 수 있다.)&lt;br /&gt;이때 잽싸게 dmesg를 실행해 로그를 펼치면 다음 내용이 혈흔처럼 남아 있다.&lt;br /&gt;&lt;br /&gt;
[  136.414843] iwlagn 0000:03:00.0: Aggregation not enabled for tid 0 because load = 2&lt;br /&gt;
[  143.888644] iwlagn 0000:03:00.0: Aggregation not enabled for tid 0 because load = 1&lt;br /&gt;
[  149.621100] iwlagn 0000:03:00.0: Aggregation not enabled for tid 0 because load = 0&lt;br /&gt;&lt;br /&gt;반면 BG만 지원하는 와이브로 에그를 쓰면 끊임없는 사용이 가능했다.&lt;br /&gt;이 경우 커널 3.0.5를 사용하면 해결이 되는데, &lt;a href=&quot;http://lwn.net/Articles/461487/&quot; target=&quot;_blank&quot;&gt;몇가지 수정사항들&lt;/a&gt;이 유효한 듯 하다.&lt;br /&gt;&lt;br /&gt;https://bugs.launchpad.net/ubuntu/+source/linux-firmware/+bug/630748?comments=all&lt;br /&gt;&lt;/p&gt;&lt;h3 id=&quot;h1318550717859&quot;&gt;3. 네트웍 매니저 아이콘에서 AP 변경이 안 되는 문제&lt;/h3&gt;&lt;p&gt;이건 하드웨어와 직접 관련은 없지만 팁으로 적어 둔다.&lt;br /&gt;유니티 환경에서 가끔 우상단 네트웍 매니저 아이콘이 반응이 없을때가 있다.&lt;br /&gt;가령 클릭했을때 AP목록은 보여주지만 AP를 선택해도 무시한다던지.&lt;br /&gt;이 때는 kill 명령어로 nm-applet 프로세스를 죽인 후 재시작하면 된다.&lt;br /&gt;해결되길 바라는 버그이다.&lt;br /&gt;&lt;/p&gt;&lt;h3 id=&quot;h1318981537896&quot;&gt;4. 와이파이 연결은 되어 있으나 ping이 나가지 않는 문제&lt;/h3&gt;&lt;p&gt;이것도 하드웨어와 직접 관련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Atheros 칩을 쓴 필자의 E320에서도 발생한다.)&lt;br /&gt;&lt;/p&gt;&lt;p&gt;와이파이 연결이 되어 있으나 게이트웨이건 네임서버건 Ping이 나가지 않는 경우가 있다.&lt;br /&gt;주로 처음 랩탑을 켰을 때나 Suspend 후 Resume 상태에서 발생한다.&lt;br /&gt;이 경우 와이파이를 껐다 켜는 것으로 해결이 된다.&lt;br /&gt;필자는 다음처럼 wlan_restart.sh 라는 파일을 만들어 두고 쓴다.&lt;br /&gt;&lt;/p&gt;&lt;pre class=&quot;brush: bash;&quot;&gt;sudo iwconfig wlan0 tx off
sudo iwconfig wlan0 tx on&lt;/pre&gt;&lt;/div&gt;</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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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 스티브 잡스</title>
      <id>http://manalith.org/zbxe/118356</id>
      <published>2011-10-08T18:06:42+09:00</published>
      <updated>2011-10-08T18:06:42+09:00</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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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mmx900</name>
               </author>
            <content type="html">&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p&gt;스티브 잡스의 부고를 들었다. 컴퓨팅을 하는 동안 늘 곁에 있는 것 마냥 하나의 친숙한 캐릭터로 자리잡은 그가&amp;nbsp; 떠난 것이 슬프기도 하지만, 한편 그의 빈 자리가 못내 아쉬운 것은 아직도 맥의 ‘감성 품질’같은 말을 신도들의 근거없는 믿음 따위로 치부하는 사람이 세상에는 너무 많아서일게다. 비록 2년 남짓이었지만, 내가 맥북과 아이폰을 쓰는 동안 두 제품의 완성도와 품질, 뛰어난 사용성은 확장과 개인화에 있어 발생하는 몇 가지의 불편함을 다 덮고도 남음이 있었고, 우분투와 안드로이드를 쓰는 지금은 그 장점들이 오히려 더욱 뚜렷하기까지 하다. 혹자는 제품은 인정하더라도 잡스 개인에 대해서는 그저 마케팅 전문가 정도로 평가절하하는데, 당장 맥 OSX의 UI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은 컬럼만 읽어봤더라도 그런 말은 안 했을 것이다. 사용자들이 애플 제품에 가지고있는 긍정적인 인상들, 그중에서도 특히 뛰어난 사용성과 그 핵심인 일관성은 스티브 잡스 개인의 철학과 고집, 그리고 탁월한 안목과 지도력이 없었으면 끝내 세상에 등장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lt;br /&gt;&lt;br /&gt;나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피로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그에게 경의를 표한다. 누구도 그처럼 확실하게 보여 준 적은 없었으니까.&lt;br /&gt;&lt;/p&gt;&lt;/div&gt;</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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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 term="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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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루비(Groovy)에 날개를 달아주는 그레이프(Grape)</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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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1-10-02T00:07:32+09:00</published>
      <updated>2011-10-02T00:10:24+09:00</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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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tent type="html">&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p&gt;나는 자바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스크립트 언어인 그루비는 계륵같은 존재였다. C 기반 스크립트 언어들에 비해 어딘지 길고 복잡한 패키지와 메서드들, 반드시 자바가 설치되어있어야 동작한다는 한계들로 인해 활용도가 떨어져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따져 보면 앞의 제약은 내가 작업하는 환경들이 대부분 자바 서버들이므로 별 문제가 아니고, 활용도는 플레이 프레임웍(Play Framework)과 간트(Gant), 그래들(Gradle)에서 사용되는 것만 보아도 충분히 배워둘 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막상 스크립트 언어로서 적극적으로 사용해보려고 해도 끝까지 걸리는 것 한가지는 의존성이었다. 리눅스 소스 리스트에서 찾을 수 있는 수많은 python, perl의 모듈들에 비해 그루비 패키지들은 찾을 수가 없었고 간단한 스크립트 하나 돌리자고 ivy/maven을 이용하거나 인터넷에서 직접 jar를 받아 패키지들을 클래스 패스에 넣자니 생각만으로도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lt;br /&gt;&lt;br /&gt;그러나 더 찾아보니 놀랍게도, 그루비는 이에 대한 해답을 이미 제시하고 있었다. 바로 그레이프와 비교적 최근에 추가된 @Grab 어노테이션이 바로 그것이다. 다음 코드를 보자.&lt;br /&gt;&lt;/p&gt;&lt;pre class=&quot;brush: groovy;&quot;&gt;#!/usr/bin/env groovy
@Grab(group=&apos;org.codehaus.groovy.modules.http-builder&apos;, module=&apos;http-builder&apos;, version=&apos;0.5.1&apos;)

import groovyx.net.http.HTTPBuilder
import static groovyx.net.http.Method.GET
import static groovyx.net.http.ContentType.TEXT

def http = new HTTPBuilder(&apos;http://www.naver.com/&apos;)

http.get(
  path: &apos;/&apos;,
  contentType : TEXT,
  query : [q:&apos;Groovy&apos;]
){ 
  resp, reader -&amp;gt;
    println &quot;response status:  ${resp.statusLine}&quot;
    println &quot;response data: -----&quot;
    System.out &amp;lt;&amp;lt; reader
    println &apos;\n-------------------&apos;
}&lt;/pre&gt;&lt;p&gt;네이버에 접속해 내용을 출력해주는 무척 간단한 스크립트인데, 여기서 사용하는 HTTPBuilder 클래스는 그루비 기본 패키지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인터넷에서 받아서 구해야 한다. 만약 두번째 줄의 @Grab 어노테이션이 없었다면, 이 코드는 꼼짝없이 ClassNotFound 에러를 내뱉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한줄 때문에 스크립트는 무사히 실행된다.&lt;br /&gt;&lt;br /&gt;만일 그루비의 버전이 1.7 이하라면 이 코드는 제대로 실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처음 실행시는 조금 시간이 걸리는데, 특별한 에러가 없다면 의존성이 걸린 패키지들을 다운로드 하는 것이다. 시스템 모니터의 네트웍 상태를 점검하거나 홈 디렉터리의 .groovy/grapes/ 로 이동해보자. 그레이프는 내부적으로 앤트의 아이비를 이용해 메이븐 저장소에서 각종 클래스들을 다운로드하고 실행할 것이다.&lt;br /&gt;&lt;br /&gt;다만 한 가지 남아있는 문제가 있다. 특별히 설정을 바꾸지 않았다면 이 스크립트를 두 번째 실행할 때도 (첫 번째보다는 조금 덜하지만) 여전히 적지않은 시간을 응답없는 프롬프트를 보며 기다려야 할 것이다. 기본 설정으로는 매번 실행시마다 각 저장소에 접속해 최신 버전이 없는지 검색하기 때문이다.&lt;br /&gt;&lt;br /&gt;이 설정을 바꾸려면 grapeConfig.xml을 바꿔야 한다. ~/.groovy/grapeConfig.xml 파일을 수정하되 없으면 wget http://svn.codehaus.org/groovy/tags/GROOVY_1_7_10/src/main/groovy/grape/defaultGrapeConfig.xml -O grapeConfig.xml 해서 내용을 가져온다. 그 다음 &amp;lt;ivysettings&amp;gt; 아래에 다음 행을 추가한다.&lt;br /&gt;&lt;/p&gt;&lt;pre class=&quot;brush: xml;&quot;&gt;&amp;lt;property name=&quot;ivy.cache.ttl.default&quot; value=&quot;15m&quot;/&amp;gt;&lt;/pre&gt;&lt;p&gt;시간은 각자 적절히 수정하도록 한다. 이렇게 해 두면, 재실행시의 실행 시간이 단축될 것이다.&lt;br /&gt;&lt;br /&gt;위의 팁은 아래 주소에서 가져왔다 :&lt;br /&gt;http://groovy.329449.n5.nabble.com/Grab-is-Unusably-Slow-td371278.html&lt;br /&gt;&lt;br /&gt;이렇게 패키지를 자동으로 받도록까지 해 두니 그루비 스크립트의 활용도가 무궁무진해졌다. 이것으로 무엇을 할 지는 이제 각자의 몫이다.&lt;/p&gt;&lt;/div&gt;</content>
                  <category term="자바"/>
            <category term="그루비"/>
            <category term="그레이프"/>
            <category term="Ja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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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대한민국이 쿼티폰의 무덤이라고?</title>
      <id>http://manalith.org/zbxe/109547</id>
      <published>2011-09-18T10:38:15+09:00</published>
      <updated>2012-02-07T13:26:25+09:00</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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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thor>
         <name>mmx900</name>
               </author>
            <content type="html">&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p&gt;이번에 옵티머스 Q2 출시 내용을 담은 기사가 나왔길래 봤더니 이 이야기가 또 나온다. 대한민국은 쿼티폰의 무덤, 그러니까 어떤 쿼티폰이든 절대로 팔리지 않고 내놓는 족족 망하는 시장이라는 건데. 이 이야기는 정말 지겹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보자. 이 얘기는 쿼티폰이 나오면 무조건 대박을 쳐야 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데, 도대체 전 세계적으로 그런 시장이 존재하기는 한가? 그리고 설령 그런 전제가 맞다고 한들, 대관절 대한민국에 &apos;대박칠만한&apos; 쿼티폰이 나온 적이 있나?&lt;br /&gt;&lt;br /&gt;당장 가장 최근의 기대주였던 옵티머스 Q부터 말해보자. SKT나 KT로 출시되면 사겠다는 대기 수요자, 출시 지연과 업그레이드와 관련된 몇 가지 진통들을 제쳐놓고라도 이 폰이 쿼티때문에 망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왜냐고? 그 말이 맞다면 이 폰과 &apos;쌍둥이 폰&apos;이라던 옵티머스 Z는 그래도 잘 나갔어야 하는데 오히려 더 &apos;쫄딱&apos; 망했으니까. 만일 누군가 옵큐가 갤럭시 S를 누르고 대박 칠거란 예상을 했다면 그건 대다수 소비자들이 당장 경쟁작인 갤럭시 S의 더 크고 좋&apos;다는&apos; 화면, 더 빠른 속도, 화려한 마케팅과 삼성 애니콜이라는 국내에서는 절대적인 네임밸류, 일반적으로 더 빠른 속도와 더 많은 가입자를 자랑하는 SKT 3G, 기타 모든 장점들을 물리 쿼티키 하나로 상쇄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인데, 애당초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lt;br /&gt;&lt;br /&gt;찾아보면 이런 사정들은 빠짐없이 댈 수 있다. 딱 봐도 저가형인데다 너무나 느린 안드로1, 반면에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카카오톡 하나가 안 되어서(과거형) 고립감을 느껴야 하는 블랙베리, 윈모폰이라는데서 할말 다 한 블랙잭/미라지, 애초에 많이 팔려고 만든 물건이 아닌 프라다2,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틈새시장을 노렸던 변태해상도의 X10 미니, 출시가 늦어도 너무 늦었던 모토쿼티... 이중에 눈을 씻고 찾아봐도 갤럭시S 급으로 성공할 것처럼 보이는 물건은 없다.&lt;br /&gt;&lt;br /&gt;이번에 나올 옵티머스 Q2도 마찬가지다. 기자들은 벌써부터 제대로 된 쿼티폰이라고 치켜세우면서 &apos;이번에는 과연 성공할까?&apos; 하며 설레발을 친다. 그러나 면면을 보자. 한창 크기경쟁에 돌입한 액정부터 무엇하나 앞서는 것도 없지만, 뭣보다 이통 3사가 하나같이 4G로 광고를 도배하는 이 시점에 2G 생명 연장의 꿈으로 빚은 LGU의 리비전 B 폰이라니! 거기에 정식 출시일이 공표되기도 전에 동사의 LTE가 지원되는 4.5인치 HD 디스플레이의 LU6200이 티징을 시작했다. 이걸 제쳐두고 옵큐2를 선택한다는 건 옵부심 가득한 쿼티 매니아에게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대박을 예상하기가 어찌 그리 쉽겠는가?&lt;br /&gt;&lt;br /&gt;상황이 이 꼴인데도 이놈의 통신사/제조사 관련자들은 대한민국이 쿼티폰의 무덤이라는 말을 무슨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든다. 거기에 분석이랍시고 한글의 우수성을 빼놓지 않는다. 풀터치폰이 처음 선보이던 당시 타이핑에 어려움을 호소하던 목소리들은 다 잊었나 보다. 차라리 무게와 디자인이 유행과 다르다고 해라. 그러나 옵큐2가 잘 안팔리면 또 무덤과 한글 운운하는 기사들을 뉴스에서 보게 될 게고, 덕분에 차차, 엑페 미니프로(SK17), 드로이드3 같은 대박치진 않아도 나름 한자리씩 해먹을 것 같은 물건들을 국내에서 볼 날은 더욱 멀어지겠지. 혹자는 다수가 하는 말이니 옳지 않겠냐고 생각하겠지만 정작 알 만한 얼리어댑터는 다 알고 있었던 아이폰 쇼크조차 정 반대로 예측한 인간들이다. 그리고 다시 이런 인간들의 논리를 그대로 들여다 문장 수 늘이는데 써먹는 프로 블로거들은 직무 유기거나 능력 부족이라고밖에는 더 덧붙일 말이 없다.&lt;br /&gt;&lt;/p&gt;&lt;/div&gt;</content>
                  <category term="쿼티폰"/>
            <category term="옵티머스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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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011년 8월말 남도여행 4일차</title>
      <id>http://manalith.org/zbxe/105443</id>
      <published>2011-09-04T19:34:54+09:00</published>
      <updated>2011-09-04T19:37:19+09:00</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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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thor>
         <name>mmx900</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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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tent type="html">&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h3 id=&quot;h1315129839612&quot;&gt;강진&lt;/h3&gt;&lt;p&gt;강진에 가면 모텔에서 하루를 묵어야겠다고 마음먹은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어지간한 모텔에는 인터넷이 되는 PC가 있으니 여러 기기들을 충전하면서 사진과 영상들도 미리 빼놓아 용량을 확보하자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주인의 간섭없이 밀린 빨래들을 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막상 강진터미널에 내리니 별다른 선택의 여지도 없었다. 눈에 보이는 모텔(수인성 모텔)에 들어가 혼자라고 하니 3만원에 열쇠를 주는데, 들어가 보니 생각과는 다르게 TV만 있을 뿐 PC가 없었다. 하긴 보통 컴퓨터가 갖춰진 모텔은 서울에서조차 입구에 대서특필을 하는데, 여기선 그런 것을 본 기억이 없지 않은가. 너무 쉽게 생각했던 거겠지. 대신 TV는 너무나도 잘 나와서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에서 방영하는 동물들의 생존 투쟁을 두 시간이 넘도록 시청하다가 잠이 들었다.&lt;br /&gt;&lt;br /&gt;일어났을 때는 일곱 시 반이었다. 역시나 늦잠이라 약간 불안했지만 일단 밥은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근처 편의점에서 빵과 두유로 대충 배를 채우고 터미널로 갔다. 아니나 다를까 첫 행선지인 다산초당으로 가는 다음 버스는 무려 두 시간 가까이 남은 9시 20분에 있다고 한다. 철도역에서 이어진 보성 차밭에 비해 교통편이나 경관 등 여러 이유로 찾는 이가 적다 보니 버스도 이처럼 드문 모양이다. 나는 보성에서처럼 시골길에서 버스를 기다린다면 모를까 대낮부터 터미널에 앉아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가 않아 근처에서 택시를 잡았다. 기사분이 말씀하시길 다산초당 뿐 아니라 부근의 백련사도 같은 금액으로 갈 수 있는데, 백련사에서 다산 초당으로 가는 길이 내리막길이므로 백련사를 먼저 가는게 어떠냐고 권유하여 그러기로 하였다.&lt;br /&gt;&lt;br /&gt;백련사는 다산 초당을 언급할 때면 빠짐없이 등장하는 곳인데, 동백숲 오솔길이 유명하고 다산과 이곳에 묵었던 초의선사의 인연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막상 내리고 보니 막막한 데가 있었다. 보광사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데다 관광을 생각하지 않은 절인지 따로 입장료를 받는 곳이 없었다. 안에 들어간다 한들 또 무엇을 할 것인가? 기왕에 와서 헛걸음하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그보다는 동물원 구경하듯 스님들과 건물들을 말없이 둘러보고 나올 내 모습이 더욱 싫었다. 결국 입구 매점에 계신 분께 다산 초당으로 향하는 길만 물어본 뒤 지나쳐 왔다.&lt;br /&gt;&lt;/p&gt;&lt;h3 id=&quot;h1315129848788&quot;&gt;다산 초당&lt;/h3&gt;&lt;p&gt;백련사에서 다산 초당으로 향하는 길은 만덕산의 등산로에도 포함되는 길이다. 중도에 풀숲을 헤치고 가야 하는 부분이 있어 반바지와 샌들을 신은 나에게는 부담스러웠으나 다행히 그런 길이 많진 않았다. 다만 여름에 오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여긴 것이 벌레가 너무 많았다. 시도때도 없이 윙윙거리는 날벌레는 물론이거니와 오가는 사람이 적은지 길 한가운데를 가로막은 커다란 거미집들을 나뭇가지로 휘저어 치우기를 몇 번인가 했다. 생각해 보면 한가한 사람이 공연히 여행을 와서 남의 주거공간과 생계수단을 망가뜨리는 것이므로 거미들에게 좀 미안한 마음도 들긴 했으나 주위로 피해 가기도 마땅치 않아 결국 그리 하고 말았다.&lt;br /&gt;&lt;br /&gt;또 내리막길이라는 택시기사의 말과 달리 오르내리기를 하고 나서야 비로소 다산초당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연못 가로 들어서자 뭔가가 꽥 소리를 지르며 물로 들어가버리는데, 끝내 다시 나오지 않아 무엇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초당은 전반적으로 울창한 숲 가운데 있었는데 원래 이러하였는지는 의심스러웠다. 일찍이 아버지에게 듣기를 과거에 숲이 지금보다 훨씬 울창했을 것이라는 요즘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실제 아버지가 어렸을 적에는 산이 민둥산에 가까웠다고 한다. 나무를 땔감으로 쓰다 보니 자라는 족족 베어버렸다는 것이다. 지금 여기 다산 초당에서 9시가 지나가는 오전임에도 햇살이 좀체 들지 않으니 새삼 그 이야기가 떠올랐다. 온통 그늘이고 벌레가 가득한데 여기서 다산이 엉덩이에 구멍이 날 정도로 꼼짝을 아니하였다고? 나중에 전문가를 만나면 물어 보아야겠다.&lt;br /&gt;&lt;br /&gt;그런 생각을 하며 몇 개의 건물과 다산이 성을 새겼다는 석벽을 둘러보고 내려왔다. 다산의 수필에 언급된 부유재나 여러 재밌는 이야기들을 생각하며 좀더 천천히 돌아보고 싶었으나 폭염에 머리는 돌아가지 않고 물어뜯는 벌레들이 너무 많아 도무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이때 고민을 해 보고 또 나중에 깨달은 것이 있으니, 바로 한여름에는 이렇듯 문인의 자취를 따를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lt;br /&gt;&lt;br /&gt;우리나라는 문인을 중심으로 한 관광지가 많다. 절경을 자랑하는 순천만이나 보성 다원은 그 배경을 알면 좀더 재밌거나 생각할 거리가 생기는 정도지만 몰라도 보고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반면 다산 초당과 같이 인물을 중심으로 한 지역은 유명세만 믿고 갔다가는 허탈해 하긴 일쑤다. 당장 저 다산 4경을 보라. 뭇 사람들이 책자와 안내판의 문구를 따라서 입이 닳도록 찬양하지마는 가만히 살펴보면 얼마나 보잘 것 없는가? 이름만 듣고 온 사람은 필경 자신의 여행 이력에 지명 하나 추가한 것에 만족하거나, 아니면 바닥에 침을 뱉고 가며 ‘이 나라의 관광지는 참 보잘 것이 없다’고 투덜댄다. 혹은 나중에 기억도 나지 않을 여행을 강요받은 학생들이 눈쌀 찌푸려가며 동네 뒷산에서 해도 괜찮을 등산을 한다.&lt;br /&gt;&lt;br /&gt;그러나 설령 흠모하는 마음이 가득하여 지극한 존경심으로 방문하는 이라도 유의해야 할 점이 있는 것이다. 한여름 땀 범벅이 되어 온갖 잡벌레들을 유인하며 오는 것은 사유하기도 어렵거니와 연신 부채질하며 또 벌레를 쫓고 있는 것이 고인에 대한 예의도 아닌 듯 하다. 돌아와서 얘기지만, 그때 내려오길 잘 했다. 만덕산에서 모기에게 물린 자리들은 지금도 자두처럼 크고 붉을 뿐만 아니라 그 부근이 손바닥만하게 부어올라 끝없이 가려운데 내 생전 이처럼 지독한 모기들은 또 처음 겪는 것이다.&lt;br /&gt;&lt;/p&gt;&lt;h3 id=&quot;h1315129853700&quot;&gt;해남으로&lt;/h3&gt;&lt;p&gt;터미널로 돌아와 해남행 버스표를 끊고, 시간이 한 시간 가량 남았길래 부근에 있는 영랑생가에 갔다. 이 유적은 터미널로부터 불과 400m 거리에 있는데, 가는 길에 건물 공사를 하는 것을 보니 강진에서는 이 부근을 관광지화 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생가 자체는 다른 문인 유적지가 그렇듯 초상화 하나를 빼면 썰렁하다. 영랑을 잘 모르는 관계로 생가 앞 돌에 커다랗게 새겨진 시를 읽어보려 하였으나 역시 정오의 지독한 폭염에 견딜 수가 없어 끝내 가을을 기약하고 말았다.&lt;br /&gt;&lt;br /&gt;버스를 타고 잠깐 사이에 해남으로 이동하니, 과연 분위기가 강진과는 전혀 달랐다. 터미널은 자전거를 탔거나 밀짚모자를 쓴 젊은 사람들로 활기가 넘치는 것이 마치 여행 첫 날 순천에서 시티 투어 버스를 기다릴 때와 비슷했다. 관광지도도 빼곡한 것이 서둘러도 족히 이틀은 돌아다녀야 할 듯 했다. 지도 안의 장소들을 대중교통으로 다 가볼 수 있다고 한 들 내게 주어진 시간이 부족하다는 데 생각이 미치자 잠시 울적해졌으나 애써 잊어버리려 했다.&lt;br /&gt;&lt;br /&gt;터미널 바로 옆 식당(청운정)에서 식사를 마치고 곧장 땅끝행 버스를 탔다. 밀려오는 피로에 잠깐 눈을 붙였다가 뜨니, 곧 송호리 백사장을 지나 땅끝이다. 여기는 여러 모로 여수의 향일암과 비슷한 점이 있었다. 일단 버스를 타고 끝까지 들어와야 한다는 점이 그러했고, 항구의 모습이 그러했고,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바다의 모습이 또한 그러했다. 평일임에도 차와 배들로 나름대로 분주한 항구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제 본 율촌의 풍경이 잠시 그리워졌다.&lt;br /&gt;&lt;br /&gt;그래도 바다는 바다인지라 상쾌한 느낌이 들었다. 잠깐 바다 내음을 맡다가 천천히 전망대를 향해 올랐다. 모노레일을 타는 곳을 지나, 지압이 되는 돌길과 일반 흙길로 나뉘어진 잠깐의 경사를 통과하면 곧 셀수없이 많은 계단을 맞닥드리게 된다. 미처 예상치 못한 많은 계단이라 쉬어 가는데, 위에 보니 신기하게도 여기까지 자전거를 가지고 올라온 사람들이 있다. 어찌 된 걸까? 아마도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와서 전망대를 보고 계단으로 내려가는데, 그 동안 자전거를 세워 둘 곳을 발견하지 못했거나 자전거를 끌고 갈 만한 경사로가 있을 거라고 착각한 모양이었다. 신기해하는 나에게 계단이 얼마나 남았느냐고 대답해 주니 서로 기운을 차리는 말을 해준다. 죽마고우인 모양인데 서로 비슷한 생각을 느끼고 나누는 듯 하여 내심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lt;br /&gt;&lt;br /&gt;친구가 부럽다. 생각을 나눌 수 있고 함께 땀흘리며 함께 여행할 사람이 있다는 것이 말이다.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다만 타인과 함께 했던 여행의 기억 가운데 좋았던 것이 별로 없는데, 돌이켜 보면 그것은 상당부분 나의 수동성과 무지에서 기인한 것이다. 하지만 내가 주체가 되어 일정을 정했다고 한들 필경 다른 이들의 반발을 불렀을 것이다. 나와 가까운 이들은, 적어도 여행에 있어서 나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나는 그 부분에 있어서는 자신이 없다. 나는 주변인들 사이에서 거의 언제나 소수이기에, 스스로 너무나 독특하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세상 전부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은 아직까지 내가 가진 관계망의 한계이지만, 넓히고 넓혀 언젠가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라 믿는다.&lt;br /&gt;&lt;br /&gt;그러나 그런 친구가 있다고 해도, 혼자 떠나는 여행에서만 홀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분명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방금 전의 관계망과 같은 생각들. 내 맘대로 쉬고 이동하며 덜 합리적이 되고 더 감성적이 되는 것 같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새로운 통찰을 얻기도 한다. 또 이러니 저러니 해도, 맘이 편하다. 설령 반평생을 함께 할 소울 메이트와 함께라 해도 홀로 떠나는 것에 미치지는 못할 것이다.&lt;br /&gt;&lt;/p&gt;&lt;h3 id=&quot;h1315130183632&quot;&gt;정상&lt;/h3&gt;&lt;p&gt;한참을 더 오르니 마침내 전망대가 눈에 들어온다. 처음 본 전망대의 모습은 얼핏 두바이의 버즈 알아랍을 연상시켰으나, 기실 그것과는 생김새가 크게 다른 이 건물은 동방의 횃불을 상징하는 모양새라 한다. 건물 꼭대기에 오르니 새삼 산 정상의 9층이나 되는 탑이 아찔하다. 그런데 바다는 좌우로 끝없이 펼쳐져 있었지만 유리창 안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며 보는 바다는 왠지 어색한 합성 사진을 보는 듯 이상하다. 곧 내려와 밖에서 다시 내려다보니 그제야 산 정상의 시원한 바람이 바다 냄새를 흘려준다.&lt;br /&gt;&lt;br /&gt;이윽고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와 처음 땅끝에 도착한 곳 근처에 걸터앉았다. 버스표를 보니 광주 직통 버스가 6시 30분까지 있다. 떠날 것인지 묵을 것인지 묵는다면 보길도로 들어갈 것인지 다른 곳으로 이동할 것인지를 정해야 했다.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출발이 늦어져 하룻 밤을 엉뚱하게 보내버린 것부터, 땅끝의 일몰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뭉돌 해수욕장의 파도와 돌 구르는 소리를 들으며 밤을 보내보고 싶었다. 배를 타보고 싶기도 했다. 그러나 다음주를 준비하자면 여독을 해소하고 여행기를 정리해야 했다. 또 새 직장을 준비해야 했다. 거기에 생각이 이르자 잊고 있던 긴장과 삶의 무게가 느껴졌다. 나는 긴장이 극에 이르면 잠이 오는 버릇이 있었는데, 순간 또 잠이 오기 시작했다. 주말 관광객 무리와 뒤섞이면 빠져나가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나는 버스표를 끊고 돌아와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았다.&lt;br /&gt;&lt;br /&gt;그리고 두 시간 정도 햇빛을 쬐며 바다를 보았는데, 그 바다가 지금도 잊혀지질 않는다. 근처에 출발을 기다리는 목포행 고속버스의 엔진 소리가 꽤나 컸지만 그뿐이었다. 큰 물과 배가 보이는 뻔한 풍경. 바람과 햇살이 끊임없이 유쾌하게 스쳐간다. 나는 껄껄 웃었다.&lt;br /&gt;&lt;/p&gt;&lt;h3 id=&quot;h1315132032715&quot;&gt;귀환&lt;/h3&gt;&lt;p&gt;그 이후의 이야기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굳이 적자면 나는 버스를 탔고, MP3P를 꺼내 부활의 &apos;소나기&apos;를 틀었고, 잠들었으며, 다시 광주에서 깨어나 수원으로 향했다. 여행의 막바지에 후회하는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했는데 다행히 행운이 따라주었다. 하루를 보낸 후 나는 이 여행기를 쓰기 시작하여 이틀 째에 완성했다. 이것이 2011년 9월 4일의 일이다.&lt;br /&gt;&lt;/p&gt;&lt;/div&gt;</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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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011년 8월말 남도여행 3일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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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1-09-03T20:28:25+09:00</published>
      <updated>2011-09-03T23:40:04+09:00</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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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thor>
            <content type="html">&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h3 id=&quot;h1315036654860&quot;&gt;보성으로&lt;/h3&gt;&lt;p&gt;조금 늦잠을 잤다. 편의점에서 빵과 두유로 대충 배를 채우고, 서둘러 보성행 기차에 올랐다. 순천에서 보성으로 가는 기차가 흔치는 않다. 다만 이른 아침에는 연달아 있어서 크게 늦지 않게 보성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늘부터는 완전히 혼자라고 생각하니 맘이 새로웠다.&lt;br /&gt;&lt;br /&gt;보성에서 내린 사람들은 극소수를 제외하곤 나처럼 하나같이 여행객들이었다. 그들은 돈을 찾거나 아니면 곧장 역에서 이어진 육교를 따라 뒤편의 녹차밭행 버스를 타는 정거장으로 이동했는데, 그쪽은 집이고 사람이고 전혀 없는 쪽이어서, 이렇듯 역에 내리자 마자 읍내를 빠져나오고 나니 좀 민망한 느낌이 들었다. 이것은 보성 여행이라기 보다 녹차밭 여행이라고 해야 옳겠지? 이런 식으로 다녀도 지역민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혜택이 가는 걸까? 등등. 그 고장의 사람과 문화를 느낀다는 배낭여행과 거리가 먼 여행임은 분명했다. 더구나 나처럼 민박도 아닌 찜질방을 전전하는 상황이라면 말이다.&lt;br /&gt;&lt;br /&gt;그렇게 좀 찝찝한 마음을 안고 버스에 올랐다. 사람이 하도 많아서 서서 이동을 하는데, 창 위쪽이 녹색으로 썬탠이 되어 창밖을 전혀 볼 수가 없는 게 좀 아쉬웠다. 그래서 마치 텔레포트를 하듯 버스에서 내리고, 조금 걸어가니 (보성 녹차밭으로 알려진)대한 다원의 입구다. 조금 들어가니 쉼터와 매점들이 있고, 거기서 언덕을 조금 오르면 마침내 유명한 차밭이 여행객을 반긴다.&lt;br /&gt;&lt;br /&gt;사실 그동안 사진으로, 영상으로 수없이 접해 온 차밭이니 무슨 대단한 감흥이 일지는 않는다. 다만 어제의 순천만이 그러했듯이 실제 눈앞에서 펼쳐지는 모습은 별다른 장관이다. 아마도 규모 때문일 것이다. 100인치가 넘는 스크린이 있어도 영상을 통해 압도당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니 말이다. 또 많은 차밭이 산등성이를 따라 급한 경사 위에 아름답게 펼쳐져 있는데, 모자를 눌러쓰고 일하는 사람들과 군데군데 출입을 금한다는 팻말이 이곳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실제 재배지라는 곳을 깨우쳐준다. 늘어선 차나무들을 보고 있자니 예전에 읽었던 야부기다와 국내 자생종의 구분법이 기억나지 않는 것이 안타까웠으나 일부러 찾아보지는 않았다. 전에 들은 바에 따르면 국내 대부분의 다원에서 길러지는 것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에서 들여온 야부기다의 개량종이라고 하니 여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lt;br /&gt;&lt;br /&gt;차밭 곁으로 이어진 길을 타고 산을 오르는데 여기서 일하는 이들은 어찌 이곳을 매일 오르내리나 싶다. 특히 꼭대기 부근의 계단은 결코 뒤를 보기가 싫을 정도로 아찔한 경사를 자랑한다. 꼭대기에는 바다전망대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는데 어제처럼 안개가 많아 바다까지 보이지는 않았다. 한참을 내려다보며 땀을 식히고 동영상을 찍은 다음 뒤의 산책로를 따라 폭포도 구경하고 모기도 쫓고 하면서 슬렁슬렁 내려왔다.&lt;br /&gt;&lt;br /&gt;마지막으로 쉼터에서 녹차 아이스크림을 먹는데 서울에서 먹는 것과 맛이 별반 다르지 않다! 어디처럼 녹차 가루라도 뿌렸으면 좀더 특별한 맛과 인상이 남았을텐데 그것이 좀 아쉽다. 나가는 길의 대나무숲도 들렀는데 다원의 대나무 숲이라는 점과 동선이 좀 뜬금없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거의 들르지 않고 그냥 빠져나갔다. 사실 대나무가 엄청나게 굵었다는 점 외에는 별달리 적을 내용도 없다.&lt;br /&gt;&lt;/p&gt;&lt;h3 id=&quot;h1315041750267&quot;&gt;기다림&lt;/h3&gt;&lt;p&gt;11시쯤 빠져나와 율촌해수욕장으로 가기 위한 버스를 기다렸다. 정거장에는 네 명의 여학생이 기다리고 있는데, 그중 세 명은 한 팀이라 쉴새없이 재잘거리며 때때로 환호와 비명을 지르기도 한다. 아이들은 왜 저리 소란할까. 나는 저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래서 지금 이 모양인가?(-_-) 하는 까칠한 생각들을 하는 사이 택시 하나가 와서 협상을 벌인 뒤 네 명 모두를 싣고 부리나케 달려간다.&lt;br /&gt;&lt;br /&gt;사실 그 네 명은 나와 달리 보성역으로 가는 사람들이었는데, 전혀 엉뚱한 방향에서 여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반대편 정거장이 굴다리 너머 보이지 않는 곳에 있어선지 더러 나에게 와서 길을 묻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 뒤로는 쭉 혼자였다. 이상도 하다. 인터넷에서 보니 보성차밭과 율촌해수욕장, 그리고 인근의 녹차해수탕은 보성여행의 단골 코스던데, 왜 다들 녹차밭을 보고 돌아가버릴까? 내일로 티켓으로 하루 서너군데나 되는 지역을 다니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지역일수도 있고,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만 해수욕장 운영 시즌이 끝나 바다를 보는 것 외에는 별반 할 것이 없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보성에서 하루를 묵을 생각도 하고 있었으므로 기왕에 구경도 하고 바다가 보인다는 해수탕에 몸도 한번 담궈보고 싶었다.&lt;br /&gt;&lt;br /&gt;그리고 정류장 한 켠의 뙤약볕을 간신히 피할 수 있는 곳에서 한참을 기다리는데, 이상하게도 기다리는 것 만으로 마음이 무척 즐거웠다. 뜨거운 한낱, 매미는 쉼없이 울어대고, 도로에는 지나가는 차 하나 없는데 그 세상의 광경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quot;무엇을 보러 와서 무엇을 보고 가오?&quot;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묻는 듯 했다. 나는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뜨거운 한낱, 매미는 울어대고, 차 한대 없는 그 풍경에 산과 들을 끼고 또 내가 서 있었다.&lt;br /&gt;&lt;/p&gt;&lt;h3 id=&quot;h1315042661428&quot;&gt;율촌 해수욕장&lt;/h3&gt;&lt;p&gt;시즌이 끝난 해수욕장은 더없이 한산했다. 부근의 야외 수영장은 폐쇄된 채로 물을 빼내고 있었는데, 그래도 아직 8월인지라 도착하기 전엔 미처 예상하지 못한 광경이었다. 멀리 해수탕 간판이 붙은 건물들은 이미 문을 걸어잠궜을 듯 하여 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대신 부근의 한적하기 짝이 없는 모래밭을 거닐었다. 온도만 아니었다면 겨울바다인줄 알았을 것이다.&lt;br /&gt;&lt;br /&gt;누군가가 모래산을 만들고 즐긴 듯한 곳에서 앉아 경치를 감상하다가, 삼각대를 꺼내고 그 위에 카메라를 얹었다. 이제야 꺼내는 이야기지만, 사실 몇년 전부터 내가 정말로 해보고 싶었던 것이 있다. 바로 경치를 담은 동영상을 찍는 일이다. 계곡이나 바다 같은 가만히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공간 안에서, 아무도 없는 사이, 조용히 풍경과 소리를 기록한다. 그러나 애써 여러 장면을 찍고 편집해서 멋진 다큐멘터리처럼 꾸밀 마음은 없었다. 그냥 한 씬으로 카메라의 움직임 없이 가만히 한 풍경을 응시한다. 반복되지만 반복되지 않는 영상. 그리고 카메라를 세워 놓고 곁에 앉아 가만히 그 경치를 함께 보는 나.&lt;br /&gt;&lt;br /&gt;제작년에 이 생각을 처음 하고는 동영상이 잘 찍히는 포켓 카메라와 외장 마이크를 구비했는데, 그 때는 많은 곳을 다니지 못하였다. 혹은 어딜 다녀도 사람 없는 장소가 없었으니 운도 따라주질 않았다. 그런데 이곳에 와서 마침내 그것을 떠올리곤 또 그것을 하게 되었다. 사람 없는 곳에서 카메라를 돌려놓고 옆에서 함께 그것을 보는 일, 누군가 듣는다면 바보스럽겠지만 나에게는 또 각별한 그 소원 하나가 2년만에 이루어졌다. 그리고 그것이 아래의 영상이다.&lt;br /&gt;&lt;/p&gt;&lt;div type=&quot;movie&quot; class=&quot;eArea _movie&quot;&gt;&lt;div class=&quot;embed&quot;&gt;&lt;object style=&quot;height: 390px; width: 640px;&quot;&gt;&lt;param name=&quot;movie&quot; value=&quot;http://www.youtube.com/v/xsifZQWK4Zc?version=3&quot;&gt;&lt;param name=&quot;allowFullScreen&quot; value=&quot;true&quot;&gt;&lt;param name=&quot;allowScriptAccess&quot; value=&quot;always&quot;&gt;&lt;embed src=&quot;http://www.youtube.com/v/xsifZQWK4Zc?version=3&quot; type=&quot;application/x-shockwave-flash&quot; allowfullscreen=&quot;true&quot; allowscriptaccess=&quot;always&quot; height=&quot;390&quot; width=&quot;640&quot;&gt;&lt;/object&gt;&lt;/div&gt;&lt;/div&gt;&lt;p&gt;그럴 사람이 있을까 싶긴 하지만, 10분을 가만히 즐긴다면 나름대로 여러 사건들이 있다. 스티로폼 통이 나갔다 들어오고, 배가 지나는가 하면 햇살이 드러났다 사라지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맘에 드는 영상이지만, 아쉬움도 없진 않다. 하나는 영상이 너무 어둡게 찍힌 것. 다른 하나는 파도소리 못지 않게 매미 울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데 마이크 성능이 별로라 그런지 스피커로 듣기에 썩 좋은 소리는 것이다. 내 HX7V에 지향성 스피커를 연결할 수 있었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그것이 좀 아쉽다.&lt;br /&gt;&lt;br /&gt;그러나 이것들은 어쨌거나 나중의 소감이다. 당시에는 또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던 것 같다.&lt;br /&gt;&lt;/p&gt;&lt;h3 id=&quot;h1315044702717&quot;&gt;역마살&lt;/h3&gt;&lt;p&gt;한참을 그렇게 멍하니 있다가 나와 부근 식당(녹돈 어쩌고 하는 삼겹살 전문점)에서 밥을 먹었다. 메뉴는 김치찌개였는데 찬이 맵고 짠 종류가 많은 것을 제하면 고기도 제법 들은 찌개가 기억에 남는 괜찮은 식사였다. 나와서 음료나 마시고자 부근 편의점을 찾았는데, 뜻밖에 광주행 직통 버스 시간표가 붙어 있는 것이 아닌가.&lt;br /&gt;&lt;br /&gt;당초 이곳 해안에서 하룻밤을 묵을 생각이었는데, 1시도 안된 시간이고 해서인지 그만 평소의 모험심이 발동하고 말았다. 웬지 더 새롭고 멋진 곳이 있을 것 같은, 그러나 더 많은 곳을 봐야 한다는 강박은 아니기에 썩 불쾌하지 않은 호기였다. 여행 전 사전 조사에서 순천-보성-담양을 묶어 여행하는 사람이 많았기에 광주 부근의 담양을 둘러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또 가면 많이 걸어야 해서 단점이라고 하는데 걷기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안성맞춤인 코스가 될 듯 했다. 사실 여행 온 것 치고는 걸음의 양이 턱없이 적게 느껴지기는 했다.&lt;br /&gt;&lt;br /&gt;  문제는 광주와 율촌의 거리는 쉽게 지나칠만한 사안이 아니었다는 것인데, 나는 정말이지 뭔가에 홀린 듯 냉큼 표를 끊어서 올라타고 말았다. 차라리 그 자리에 -결코 있었을 리가 있었지만- 강진이나 해남행 버스표가 붙어 있었다면 좋았을 걸. 타고 나서야 후회하기를, 광주-담양 코스는 상대적으로 전라남도의 북쪽에 속해 있어서 수원으로 귀환할 때 마지막으로 들렀으면 상대적으로 똑똑한 여행이 되었을 게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화순 부근의 아름다운 영산강 상류 풍경을 보면서 이 선택이 결코 여러 아쉬움 중의 하나가 아닌 이 여행 최대의 아쉬움으로 남게 하자고 마음먹었다. 즉 더한 잘못은 하지 말자는 것이다.&lt;br /&gt;&lt;br /&gt;이후 광주로 들어오면서 커다란 건물들과 빽빽한 자동차, 신호등 밭을 보고 있자니 숨이 막히는 듯 했다. 어느새 여행자 체질이 되어 버린 것일까. 서둘러 버스정거장으로 향한 뒤 담양행 버스를 타고 기다리니 세 시가 좀 넘어서 유명한 담양의 죽녹원을 만날 수 있었다.&lt;br /&gt;&lt;/p&gt;&lt;h3 id=&quot;h1315045607997&quot;&gt;담양&lt;/h3&gt;&lt;p&gt;담양. 대나무의 고장 담양. 대나무 숲, 대통밥, 대나무... 무언가가 머리에 얼른 그려지질 않는다. 담양 여행객들이 눈에 띄기에 냉큼 오기는 했는데, 뭘 볼수 있을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아마 나주 등 다른 소재 없이 유명 특산물만으로 관광상품화 하려는 많은 지자체들의 고민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그래서 폰을 꺼내 이것저것을 알아보았다. 스마트폰이 메일 확인 따위로 사람을 쉴새없이 괴롭히는 물건이기는 하지만 이럴 때는 제대로 능력을 발휘한다. (한편 오기 전에 알람과 메일 동기화 기능을 모두 꺼버렸는데, 이번 여행에서 무척 잘 한 일 중의 하나라 생각된다)&lt;br /&gt;&lt;br /&gt;일단 &apos;담양 여행하려면 죽녹원에서 내리세요&apos;라는 말만 듣고 버스에 몸을 실은 터라 불안하였는데, 다행히 버스 기사 아저씨가 기본적인 것들을 일러 주셨다. &apos;바로 이곳이 죽녹원, 여기서 200m 정도 나가면 사거리에 죽림원, 왼쪽이 관방제림, 강변을 쭉 따라 내려가면 메타세콰이아 가로수길.&apos; 죽녹원과 죽림원이 무슨 차이인지 한참을 고민했는데 나중에 보니 아저씨가 말한 죽림원은 유명한 대통밥 식당 이름이었다.&lt;br /&gt;&lt;br /&gt;우선 죽녹원에 들러 이것저것을 보았다. 대나무, 대나무, 대나무... 여기엔 호불호가 좀 있을 법 하다. 숲에는 정말 대나무밖에 없다. 물어대는 잔모기들이 좀 있어 한 자리에 앉아 가만히 숲 냄새를 맡을 여유는 없었지만, 밖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한 대나무숲으로 인한 그늘, 이름부터 잘 조성된 &apos;철학자의 길&apos; &apos;선비의 길&apos;등 여러 테마 산책로들은 나처럼 걷기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결코 아깝지 않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리고 뒤에 대나무 문화 체험 마을이 있는데, 1박 2일 촬영지라는 문구가 대서특필 되어 있어 반감이 들었다. 난 밥집이든 여행지든 어디 나온 유명지라고 하면 왜 이다지도 싫은 걸까. 아마도 그러한 장소에 가서 별로 좋은 기억이 없었기 때문인가 보다.&lt;br /&gt;&lt;br /&gt;그렇게 숲을 즐긴 뒤 나와 가까운 관방제림으로 향했다. 몇백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하는 나무들을 끼고 있는 길에는 동네 주민들과 많은 여행객들이 와서 쉬고 있었다. 사실 수령이 많은 나무들보다는 그옆 영산강의 평온함이 은근히 사람을 매료시켰다. 서울이나 수원의 하천 부근 가운데 이토록 평온한 곳이 있던가? 가다가 큰 도로를 만나는 일이 없진 않지만 강을 따라서 달리지는 않고 당장 주변이 논밭이라 자연스레 수도권의 하천에 비해 여유가 깃드는 듯 싶었다.&lt;br /&gt;&lt;br /&gt;반면, 한참을 걸어서 도착한 유명한 메타세콰이아 길은 악명대로였다. 거대한 나무들이 줄지워져 처음 보기에 압도하는 면이 있었지만, 듬성듬성하고 바로 옆에 도로가 환히 보이다 보니 낭만적이기 보다는 휑한 느낌이 더 컸다. 담양시는 주변에 나무를 좀더 세우고 길을 좀더 안쪽으로 들여오는 것이 어떨까? 동선도 괴상해 들어서다가 막바지에 다시 돌아 나왔는데, 내가 애당초 길을 잘못 파악한 것인지도 모르겠다.&lt;br /&gt;&lt;br /&gt;마지막으로 죽녹원 옆 국수거리의 가게에서 비빔국수 하나를 먹었다. 대단 맛있거나 하진 않았지만 간이 나무랄 데 없이 잘 되어 있고 저렴한 가격(3,500원)에 평상에 앉아 강을 끼고 먹는 것이 또한 운치가 있었다. 삶은계란도 파는데 보통 빈 속에 한두 개만 먹어도 배부른지라 엄두가 나질 않아 그만두고 말았다. 하나만도 파냐고 물어볼 걸 그랬을까. 다른 별미인 대통밥은 별로 호감이 가질 않아 시도하지 않았는데, 이번 여행의 화두였던 강박에 대한 경계보다는 남들이 꼭 해보라는 것에 대해 반골 기질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만 부분이다. 또 내 주변에는 그렇게 먹어보았다는 사람들이 별로 좋은 인상을 가지는 경우도 드물었고 말이다.&lt;br /&gt;&lt;/p&gt;&lt;h3 id=&quot;h1315047618601&quot;&gt;광주로, 강진으로&lt;/h3&gt;&lt;p&gt;밥을 먹고 일어나니 어느새 6시다. 다른 유명 관광지인 소쇄원이 있었지만 교통이나 시간이 마땅치 않았다. 따라서 담양에서 하루를 더 묵을 것인지, 아니면 이대로 수원으로 귀환할 것인지를 정해야 했다. 사실 이렇듯 여행을 일찍 끝낼 생각은 없었는데 마음 내키는 대로 광주에 오고 나니 엉뚱한 선택지가 하나 개입한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안 될 일이었다. 수원-여수처럼 6시간 쯤 걸리는 길이라면 모를까 전남 어디든 2-3시간에 닿을 수 있다면 차라리 다른 여행지에 들러보고 싶었다.&lt;br /&gt;&lt;br /&gt;그래서 광주 터미널로 돌아오는 버스를 탔는데 돌이켜 보면 신기한 점이 있다. 담양에서는 불과 세시간 정도를 보냈을 뿐인데 그 시간이 결코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담양에 볼 거리가 없었다는 게 아니라 마치 매우 많은 시간을 보낸 것처럼 여겨졌다. 돌이켜 보면 지나온 다른 여행지들도 그래왔다. 한두 시간을 있어도 반나절을 보낸 것 같다. 왜일까? 수원에서는 컴퓨터 조금 두드리다 보면 서너시간은 훌쩍 넘기곤 해서 한시간 정도는 아무 것도 못할 시간이라고 여기곤 했다. 그런데 여행 와서는 모든 것이 느리게 지나간다. 이것은 여행지에서 시간이 금방 흘러간다는 다른 이들의 경험에 비추어봐도 매우 이상한 것이다. 지금도 곰곰히 생각해보지만 도무지 그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 혹 일정에 대해 아무런 조급함을 가지지 않아서 그랬을까?&lt;br /&gt;&lt;br /&gt;어쨌든 광주 터미널에서 인터넷으로 몇 가지를 알아본 후 강진을 들러 해남에 가 보기로 했다. 목포에서 묵었다가 이른 아침 일출을 본 다음 제주도행 배를 타는 것도 생각해 보았지만, 남은 시간을 고려할 때 비용도 많이 들고 제주에 간다 해도 처음 장거리 배를 태 본다는 (어쩌면 배멀미에 끔찍할 수도 있는) 경험과 제주도의 상징성 외에는 큰 즐거움을 얻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해남에서 이번 여행을 마무리짓기로 마음먹고, 강진행 표를 끊었다.&lt;br /&gt;&lt;br /&gt;그리고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동안 잠시 근처의 영풍문고에 들렀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발길 닿는 대로, 혹은 여러가지 이유로 서울에서 하듯 &apos;몰링&apos;을 해본 것인데, 잠시 상품들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심한 거부감이 들어 그만 뛰쳐나오고 말았다. 재밌는 일이다. 머릿속에 특별한 강박은 전혀 없었는데도, 마음속으론 그렇게나 도시에서와는 다른 생활양식을 요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누가 그랬던가, 무의식을 계속 억누르면 무의식이 끝내는 자신을 배반한다고. 언젠가부터, 달빛요정의 노래처럼 &apos;내 안의 내가 나를 이끌어&apos; 걸핏하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방황같은 서울 구경을 하면서도, 끝내 용기를 내지 못했던 여행. 그것이 물꼬가 터지자 막을 수 없을 만큼 큰 욕구가 솟구쳐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이제 모든 것을 시작했으니 더 멀리, 더 자유로운 여행을 떠나라고 나를 부추긴다. 그러나 남은 시간과 돈은 그것을 허용치 않을 것 같다.&lt;br /&gt;&lt;br /&gt;그러니 이 감각을 잊지 말자. 더 많은 곳을 다니는 것 보다 더 내 자신의 욕구에 충실히 응해, 더 성실하게 일분 일초를 보내고 느끼자. 그렇게 느낀 것들을 기억하고, 그것으로 더 큰 욕망을 쌓자. 그리고 그 욕망을 다음 여행을 떠날 때까지 나를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으로 승화시키자.&lt;br /&gt;&lt;br /&gt;여기에 생각이 이르자 우연히도 삶의 이정표가 하나 세워졌다. 문득 카메라를 들고 떠날때마다 스스로에게 답은 얻었느냐며 추궁해온 지난 시간들이 떠오른다. 역시, 그런 식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것이었다. 아아, 놓아버리지 않으면 구해도 얻을 수 없는 것들이 또 얼마나 많을 것인지 모르겠다.&lt;br /&gt;&lt;br /&gt;한편 (당연한 것이지만) 썰렁한 강진행 버스를 타면서 광주가 생각보다도 훨씬 큰 도시임을 보고 놀랐다. 이런 데에 새삼 놀라는 걸 보고 서울 촌놈이라 하는 것이리라. 야간 버스는 기차와 달리 불을 꺼 주는데 잠이 별로 오지 않음에도 유달리 그것이 좋았다. 단지 뒤쪽에 앉은 소년들의 떠들썩한 수다는 이어폰으로 틀어막았지만, 머지않아 기사 아저씨가 전면의 TV로 틀어준 일일 연속극만은 어찌하지 못했다. 또 선남선녀들이 심각한 얼굴로 서로 고함치며 싸운다. 으으, 아저씨, 제발. 나는 눈을 감아버렸다.&lt;br /&gt;&lt;/p&gt;&lt;/div&gt;</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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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011년 8월말 남도여행 2일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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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11-09-03T16:56:13+09:00</published>
      <updated>2011-09-03T16:56:13+09:00</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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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mmx900</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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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tent type="html">&lt;div class=&quot;xe_content&quot;&gt;&lt;h3 id=&quot;h1315028760689&quot;&gt;기차에서&lt;/h3&gt;&lt;p&gt;예상대로였다. 기차에 오른 지 한시간 정도는 차의 울림에 자연스레 잠에 빠져들었지만, 한 시간이 못 되어 곧 깨어나고 말았다. 평소 잠드는 시간이 3-4시였기에 잠이 안 오는 것이 당연했다. 잠을 자야 한다는 강박과 이대로 뜬 눈으로 4시를 맞이하면 끝장이라는 걱정이 겹치자 더더욱 잠들 수가 없었다. 그러나 불안감에 빠진 채로 1시를 넘어서자 마음 속에 무언가 잘못되어 간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lt;br /&gt;&lt;br /&gt;분명, 시간 조절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준비 부족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또 그게 그렇게 크게 후회하고 불안해할만큼 문제인가 하는 의문이 든 것이다. 재택 근무를 시작한 지 거의 1년, 그리고 작년까지를 통틀어 거의 처음으로 얻은 장기간의 휴가. 여기에서 후회없이 다녀와야 한다는 강박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이렇게 할 수 있으랴.&lt;br /&gt;&lt;br /&gt;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건 불가능했다. 혼자서 당일치기가 아닌 외박을 포함하는 여행에서 나는 완전히 초심자였고, 인터넷 외에 누구의 조언도 따로 구하지 않은 일정이었다. 그리고 일찍이 여행기들을 살펴본 바에 따르면 완벽한 여행이라 자평하는 일은 드물었다. 그러나 무엇이 또 완벽인가? 곰곰이 생각해보면 제대로 된 기준도 없었다. 굳이 따지자면 완벽이란 후회가 없다는 것이고, 곧 잘못된 길로 들거나 공연히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없다는 것인데, 이런 기계적인 이동과 시간 관리는 사실 내가 여행에 대해 가지는 이상, 즉 &apos;자유와 여유&apos;와는 아득히 거리가 있는 것이었다.&lt;br /&gt;&lt;br /&gt;문득 내가 좋아하는 한 노래의 가사가 떠올랐다.&lt;br /&gt;&lt;/p&gt;&lt;blockquote class=&quot;citation&quot;&gt;&lt;p&gt;편안히 앉아서 쉬기도 하고, 가끔 길을 잃어도 서두르지 않는법&lt;br /&gt;나는 걸어가네 휘파람 불며. 때로는 넘어져도 내길을 걸어가네&lt;br /&gt;...&lt;br /&gt;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대로&lt;br /&gt;쉼없이 나는 이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lt;/p&gt;&lt;cite&gt;출발, 김동률&lt;/cite&gt;&lt;/blockquote&gt;&lt;p&gt;그래, 강박을 가지지 말자. 시간을 아껴야 한다는 강박,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강박, 이런저런 의무들을 다 내려놓고 떠나자. 길을 가다 좋은 장소를 만나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그 곳을 바라보며 서 있으리라. 떠나고 싶을 때 떠나리라. 잠이 오면 잠들고, 잠이 깨면 일어나고. 더 많은 것을 해보고 싶은 조급함만은 어쩌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여유를 가지며 가기로 했다. 그러자 마음이 편해졌다.&lt;br /&gt;&lt;/p&gt;&lt;h3 id=&quot;h1315028826722&quot;&gt;아침식사&lt;/h3&gt;&lt;p&gt;편안해진 마음과는 별개로 끝내 잠은 들지 못했다. 순천역에 내린 것은 3시 40분 즈음이다. 내리자마자 전광판에 반짝이는 현재 시간과 역 이름을 보면서 사진기를 꺼내 찍고 싶은 마음이 불쑥 솟구쳤으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렇게 찍을 사진이 달리 의미를 가지기보다는 그저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강박일 뿐이라 그런 마음도 역시 내려놓기로 했다.&lt;br /&gt;&lt;br /&gt;이어서 근처 찜질방(순천역에서 내리면 왼쪽에 있는 2분 거리의 &apos;지오스파&apos;)의 수면실에서 네시간 정도 잠을 자고 버스를 타기 위해 순천역으로 향했다. 버스는 9시 50분 출발이었고 알람은 8시에 맞춰 두었으나 낯선 공기와 어쩔 수 없는 긴장 탓인지 알람보다 먼저 일어나서 알람을 꺼버렸다. 그리고 아침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근처 시장을 돌아보았으나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하고 역 바로 건너편의 식당(해월식당)에서 된장찌개를 시켰는데, 의외로 식단이 제대로 전라도 구성이었다. 역 바로 앞 가게는 비싸고 형편없을 것이란 편견과는 달리 가격도 저렴하고 근처 시장 사람들이 찾은 것을 보니 여행객 대상의 가게도 아니었던 것이다. 반찬 하나하나가 너무 짜거나 달지 않고 입맞에 잘 맞는데다 뭘 넣었는지 진한 된장찌개 국물이 일품이었다. 횡재다!&lt;br /&gt;&lt;br /&gt;식후에는 역앞 관광안내소로 가서 이름을 확인하고 목에 거는 출입증을 받았다. 시티 투어 버스의 탑승권이자 코스 내 각 명소의 출입증인데, 뒷면에는 간단한 안내와 이 증을 착용한 사람에게는 성심성의껏 친절을 베풀어 달라는 이야기가 적혀 있다. 사소하지만 많이 고민한 듯한 문구가 마음에 든다. 출발 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드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대부분 십대 후반에서 이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친구들이었다. 여자끼리 팀을 이룬 무리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연인들, 그리고 나처럼 혼자 온 사람이 예닐곱이었다. 거기에 밀짚모자를 쓴 사람이 많았고 카메라는 거의 모든 사람이 들고 있는 것을 보니 웬지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저 사람들은 무슨 이유로 여기에 와서 또 무엇을 얻고 갈까? &apos;추억 만들기&apos;란 말이 모든 것을 설명해 주는데, 이런 의문을 또 가지는 것은 이상한 걸까나.&lt;br /&gt;&lt;/p&gt;&lt;h3 id=&quot;h1315030319106&quot;&gt;출발&lt;/h3&gt;&lt;p&gt;관광안내소에서 접수를 받았던 사람이 출발 시간이 되자 함께 올라타 안내를 한다. 이런 버스는 처음이라 시간별로 목적지에만 얌전히 데려다 주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가이드가 포함이다. 설명해 주시는 여자분은 친절하고 대단히 재치가 있다. 버스는 2002년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몇 사람이 교대로 안내를 하는데 올해 버스가 증차가 되면서 이런 교대가 없어졌다고 웃으신다. 뒤에 다른 분께 들으니 오늘 가이드가 무척 좋았다고 하는데 다른 도시의 버스들이 다 이렇듯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란다.&lt;br /&gt;&lt;br /&gt;첫 번째 행선지는 드라마 촬영장이다. 천국의 계단, 제빵왕 김탁구, 기타 드라마를 촬영했고 또 촬영 예정이라고 하는데, 사실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아 별 관심은 두지 않았다. 6-80년대 거리들이 조성되어 있는데 군데군데 일제강점기를 연출하고자 한문으로 간판을 새로 씌운 곳도 있었다. 나중에 혼자서 출사를 오면 많은 사진을 남길 수 있을 듯 했지만, 역시 관심사가 아니어서 꼭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lt;br /&gt;&lt;br /&gt;그러나 잠시 후 달동네를 구현한 곳에 이르러서는 조금 놀랐다. 지금은 사라진 봉천동 달동네를 본떴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큰 언덕이었다. 폭염 주의보가 발령중인 무더운 날씨에도 도무지 올라가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구석구석 다니면서 너비에 돌랐고 잘 짜여진 건물들과 거리의 아름다움에 셔터를 눌러댔다. 본래 나는 간판이 드문 잿빛의 건물들과 텅 빈 거리를 좋아하는데, 정작 길거리에서는 여러가지 이유로 찍지 못하던 장면들이다.&lt;br /&gt;&lt;br /&gt;다음으로 삼보사찰 중 하나라는 송광사에 들렸다. 순천 시티 투어는 각 요일마다 조계산의 두 사찰인 송광사와 선암사를 교대로 운행하는데, 이 날은 송광사였던 것이다. 사실 관광지로서의 사찰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남들 수도하는 곳에 등산복 걸쳐입고 우르르 몰려가서 수도자들 구경하고 만지작 찰칵찰칵... 뭐니 그게- 아무 기대를 하지 않았으나, 뜻밖에 단체 여행에서의 사찰도 기억에 남는 곳이 될 수 있구나 생각하게 된 시간이었다.&lt;br /&gt;&lt;br /&gt;첫째는 가이드의 친절함이다. 가이드가 쉴새없이 입을 움직이며 벽에 적힌 안내 문구의 몇 배는 되는 이야기를 조금씩 이동하면서 들려주는데, 그저 혼자 조용히 관찰할줄만 알았던 나에게 이야기를 알면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있구나 하는 당연한 것을 깨우치게 해 주었다. 두 번째는 따로 계곡에 들르지 않는 한 사찰 입구의 계곡과 숲이 내뿜는 소리와 공기가 더없이 소중하다는 것이고, 세 번째는 사찰의 화려함이다. 송광사 대웅전 외부의 압도적인 지붕과 내부의 닫집의 화려함은 사진기를 들고 싶을 정도였다.(그러나 내부는 촬영 금지다) 그러나 두 번째와 세 번째는 대체로 첫 번째에서 기인한 것들이다. 유달리 신선한 숲 향기에 가이드의 피톤치드를 내뿜는 시간이라는 설명이 곁들여졌고, 또 사찰 내부를 보면서는 평일이라 경내에 사람이 적고 사람들의 집중도가 높다 하여 대웅전 안과 뒤편의 사리가 모셔진 곳까지 가서 많은 설명을 듣는 행운이 있었다. 설명 중간에 쉬던 스님이 와서 설명을 보충해주시기도 했다.&lt;br /&gt;&lt;br /&gt;들으면서 한 가지 의아했던 것은 삼보의 개념이다. 불보 법보 승보라고 하는데, 이중 송광사는 승보로서 16명의 국사를 배출했다고 한다. 그러나 문외한으로서 불경스러움을 무릅쓰자면 불보인 진신사리란 결국 형상이나 음성에 지나지 않을 것이며, 법보란 절 안의 나무판에만 머물러서야 법이 썩는 것을 끝내 면치 못할 것이고, 국사란 이미 지난 시절의 사람들이다. 뭇 사람들이 TV를 통해 방영된 조계종의 다툼을 기억하는 바, 정혜결사의 개혁 정신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lt;br /&gt;&lt;/p&gt;&lt;h3 id=&quot;h1315032325778&quot;&gt;설레이는 점심 식사&lt;/h3&gt;&lt;p&gt;밥을 먹으러 나오는데 때마침 인터넷에서 보았던 식당(길상식당)이 눈앞이었다. 들어가니 마침 미리 있던 가이드가 혼자 식사하러 온 사람들끼리 짝을 지어&amp;nbsp; 먹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한다. 식당의 편의를 보아준 것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점심 시간대에 혼자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부담을 피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알게 된 데서 감사하게 여겨지는 데가 있다.&lt;br /&gt;&lt;br /&gt;동석하여 새로이 알게 된 사람들은 세 명이다. 모두 여성인데, 한 명은 50대의 아주머니다. 슬하에 21세 된 딸이 있다고 하시며 젊었을 때 많은 곳을 홀로 여행하여 동석한 사람들 가운데 가장 해박했다. 또 한 분은 그보다 좀 어린 아주머니인데 내일 여수로 내려가서 투어 버스를 이용한다고 한다. (버스 코스가 향일암과 오동도, 수산시장이라고 하는데 여수를 잘 아는 나는 거기에 왜 수산시장이 있느냐고 강하게 의문을 표시했다.) 다른 한 명은 스물 넷의 대학생인데 내일로 티켓을 탑승할 수 있는 마지막 해라 과감하게 여행을 떠나왔다고 한다. 문득 내일로 티켓을 뒤늦게 알게 되어 안타까워했던 과거가 떠올랐다.&lt;br /&gt;&lt;br /&gt;세 사람은 모두 홀로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로, 여성이 홀로 여행을 다니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면서는 대화에 끼어들기 힘들었다. 다만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있으니 내가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무척이나 흥분되었다. 나도 이번 주가 마지막이 아니라 앞으로 한두 달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어 좀더 많은 곳을 다녀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부러움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lt;br /&gt;&lt;/p&gt;&lt;h3 id=&quot;h1315033088460&quot;&gt;낙안읍성&lt;/h3&gt;&lt;p&gt;낙안읍성은 초등학생 때에 한두 차례 학교를 통해 다녀 온 것 같은데, 별다른 기억이 없다. 비슷한 또래에 여행을 다녀 온 다른 사람들도 그러할까. 다시 찾은 낙안읍성은 한산하고 평화로웠다. 규모가 아주 크진 않으나 여러 민박집과 체험시설들이 있어 여유있게 오면 족히 하루를 돌아봄직 했다. 낙안읍성 관아 뒤편의 주산이 북악산과 매우 유사해 놀랐고, 역사를 보는데 임경업 장군이 있었다고 하니 다른 설명이 없어도 족히그 다스림을 짐작할 수 있었다. 떠날 때는 아마 박지원이 그러했던 것처럼 백성들이 송덕비를 세우고자 하는 마음도 있지 않았을까. 성벽에서 내려다 본 초가지붕들도 아름다웠다.&lt;br /&gt;&lt;br /&gt;낙안읍성의 운영 형태도 이상적이다. 주민들이 실제 거주하는 대신 지자체에서 일정한 지원을 해 준다고 한다. 경복궁이나 화성의 을씨년스런 경내를 볼 때마다 드는 것이 대장금 같은 드라마를 볼 때처럼 분주한 일상이 안에 펼쳐졌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것인데, 그러자면 이러한 일(전통 형태의 생활)을 전업으로 하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자면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할텐데,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더 볼 거리를 제공하는 것 이외에 예전의 생활 방식과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많은 기술들을 이어갈 수 있으므로 사라질 기술들 뿐 아니라 무형문화재 인사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낙안읍성의 경우는 그 정도까진 아니고 초가집이라는 외피를 제외하면 여러 전자제품들을 비롯한 많은 현대적 변용들이 개입되긴 하지만 말이다.&lt;br /&gt;&lt;br /&gt;좀더 돌아보고 싶었으나 더위로 인해 버스로 발걸음을 재촉할 수 밖에 없었다. (2시대의 엄청난 폭염은 주어진 시간보다 무려 10분을 앞당긴 놀라운 전원 귀환 기록을 낳았다) 돌아다니면서 비록 접이식 부채를 쓰긴 했으나 가이드를 비롯한 여성들의 양산이 어찌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왜 디자이너들은 남성용 양산을 개발하지 않는가? 어쨌거나 가이드 아주머니는 덕분에 순천만에서는 좀더 여유로운 여행이 가능해졌다고 희희낙락했다.&lt;br /&gt;&lt;br /&gt;가는 길에 가이드 아주머니는 자신의 이야기를 조금 풀어놓았다. 바로 여행객들의 여행 경위를 집요하게 물어보는 척 하며 유재석 강호동을 뺨치는 진행 능력을 보여준 아주머니는 &apos;이래뵈도 04학번!&apos;이라고 하여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관광학을 전공했다고 하는데, 외견상 부족함 없는 능력과 이르지 않은 나이에도 변치않고 전문성을 더해가는 그 열정이 참으로 본보기가 될 만 했다.&lt;br /&gt;&lt;/p&gt;&lt;h3 id=&quot;h1315034068663&quot;&gt;순천만&lt;/h3&gt;&lt;p&gt;앞서 어제 &apos;일단 버스를 이용해보고, 다음 날은 가장 마음에 드는 곳에서 오랜 시간 즐기자&apos;했던 결심이 기억나는가? 사실 그 말을 할 때 가장 염두에 둔 곳이 바로 순천만이었다. 순천만의 상징인 S자형 수로를 중심에 담는 수많은 여행 사진들에서 순천만은 넉넉한 산책로와 출사지를 보장할 것 처럼 보였다. 그러나 순천만 생태공원은 생각보다 출입로가 정형화된, 자유가 그렇게 많이 주어지지는 않는 장소였다.&lt;br /&gt;&lt;br /&gt;일단 전망대 가는 길의 개펄과 드넓은 갈대밭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황금빛 가을이 아니라서 그런지 정작 소문의 갈대밭에는 별 감흥이 없는데, 개펄 위에 구축된 다리 위에서 짱뚱어와 농게를 눈앞에 두고 볼 수 있다는 것은 꽤나 즐거운 일이었다. 이들은 구멍을 드나들기도 하고 자기들끼리 싸우기도 하는 등 -이들에게는 생계를 건 싸움이겠지만, 미안하게도- 보고 있는 것이 무척 유쾌했다.&lt;br /&gt;&lt;br /&gt;반면에 흔들거리는 독특한 다리를 지나서 전망대로 등산을 시작하면 여느 산과 비슷하다. 중간에 계단으로 된 길과 비교적 평탄한 길로 이루어진 갈림길이 있는데, 각각 &apos;명상의 길&apos;과 &apos;다리 아픈 길&apos;로 명명되어 있어 이보다 직관적인 이름이 어디 있을까 싶었다. 그 곳을 지나 총 3층으로 된 용산전망대에 이르면, 마침내 소문의 S자형 수로가 눈앞에 펼쳐진다.&lt;br /&gt;&lt;br /&gt;사진으로 늘 접하던 바라 무엇이 그리 대단할까 싶었지만, 실제로 보니 느낌이 또 다르다. 비유하자면 향일암과 비슷하다. 향일암의 절벽 위에서 대하는 끝없는 수평선이 파노라마 사진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체험을 안겨주듯이, 순천만의 습지는 과연 세계 5대 운운하는 말이 헛 말이 아니라는 듯이 경이롭다. 그리고 망원경으로 들여다 보면 그 안에 또 다른 세계가 있다. 망원경을 들여다보던 곁의 청년들이 &apos;와, 새 날아간다!&apos;라며 소리를 지른다. 말로는 전혀 별 것 아닌 것 같은 생태계가 그 장관 안에서 숨쉬고 있으니 유달리 새삼스러운 게다.&lt;br /&gt;&lt;br /&gt;전망대에서는 와우해변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는데, 입구에는 &apos;이 길로는 생태공원으로 돌아가지 못한다&apos;라는 경고문이 설치되어 있다. 이번에 순천 여행을 오기 전에 유의해서 본 곳이 와우 해변과 왜성인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그 길로 나섰어도 괜찮았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그때는 유명한 순천만의 석양을 기다려보기로 했다. 그때가 네 시가 좀 못 되는 시간이었으므로 한여름의 일몰을 볼 때까지는 세 시간도 더 남아있었다.&lt;br /&gt;&lt;br /&gt;달리 이동할 곳도 없어 전망대 2층의 그늘에서 바람을 쐬기도 하고 의자에서 꾸벅꾸벅 졸기도 했다. 곁에는 나처럼 일몰때를 기다리는 사람이 서너 명이 더 있었는데, 모두 투어 버스를 이용해 일찍 도착한 사람들이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시간낭비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단체 여행객이 드문 평일 오후에 앞으로는 바다의 풍경과 뒤로는 풀숲의 소리를 끼고 맑은 바람을 쐬며 시간을 쓰는 것은 사실 허비가 아니다. 적어도 그때 그 시간엔 그러했다. 여행을 다녀온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풍경을 대할 때의 충격이 아니라 풍경을 끼고 멍하니 앉아 즐겼던 시간에 느낀 행복들이다. 지금, 그리고 지난 내 생애동안 가장 필요로 했던 여유, 충전, 관상과 침잠, 그 밖의 모든 것들을 그 시간동안에는 뜻하지 않아도 마주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lt;br /&gt;&lt;br /&gt;참고로 (별로 중요친 않지만) 일몰은 마주하지 못했다. 일기예보대로 구름도 많았고, 원래 여름에는 안개가 많아 맑은 경치를 접하기 힘들다고 한다. 가을에 다시 한번 가 보아야겠다. 마침 해변을 거닐지 못했으니 다시 올 핑계도 있는 게다.&lt;br /&gt;&lt;/p&gt;&lt;h3 id=&quot;h1315036094281&quot;&gt;하루의 마무리&lt;/h3&gt;&lt;p&gt;오는 길에 택시 아저씨의 제안으로 순천역으로 돌아가는 여대생 팀과 한 차를 타게 되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는데 마침 다들 수원에서 온 사람들이다. 기사 아저씨는 좋다며 같이 식사를 하기를 권했다. 그러나 서로 서먹하여 내리고 나서는 곧 남남이 되어 식사를 하러 갔는데, 웬지 모르게 기사 아저씨께 미안한 마음이 들고 인연을 내친듯 해 아쉽고 그러하다. 좀더 붙임성이 있었다면 버스 내내 옆 자리에 앉았던 (역시 홀로 여행을 하는) 남학생과 친구가 되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것들이 지나고 보니 아쉽다.&lt;br /&gt;&lt;br /&gt;입고 온 옷은 땀에 젖었지만 아직 여벌의 옷이 있어 순천역 근처의 찜질방에서 하루를 더 묵기로 했다. 그날 본 곳들이 생각과 달리 다들 하루내 보내기는 적당하지 않은 듯 해서 고민하다가 다음 날은 가까운 보성에 들러보기로 했다. 마침 휴대폰 등의 배터리가 다 떨어져서 가까운 PC방에 들러서 충전을 하고, 하는 동안 간단하게 여행기를 적고, 남는 시간에는 간만에 게임을 했다. 여행지에서 게임이라니 우스운가? 그러나 달리 밤에 갈 곳이 없는 상황에서는 그 편이 더 나았다. 대신에 나는 매일 들리던 포털이나 커뮤니티에 들리지도 않았고, 메일을 확인하지도 않았다. 나름대로 여행객다운 밤이었다.&lt;br /&gt;&lt;/p&gt;&lt;/div&gt;</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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